생생 시승기
테슬라 모델S 타보니…유니크한 매력 물씬, 위력적인 파워까지
라이프| 2016-12-10 08:52
기본적 인테리어 곳곳에선 갸우뚱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한 번도 보지 못한 차.

테슬라 모델S 70D(2016년식)를 마주했을 때 제일 처음 받은 느낌이었다. 낮고도 긴 차체만 봤을 때 이전 시승했던 BMW의 M6 그란쿠페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언뜻 봤을 때 손잡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외관이 무척 낯설었다.

모델S 모양의 키를 두 번 누르자 갑자기 손잡이가 툭 튀어나왔다. 예상치 못한 재미에 피식 웃음부터 나왔다. 

순수 전기차라 엔진룸이 없다는 기술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앞뒤로 트렁크를 둔 점도 특이했다. 전면 트렁크는 여행용 일반 크기수준의 캐리어를 담고도 남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후면 트렁크는 이보다 좀더 넓어 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다만 중형 이상 세단보다는 다소 좁아보였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기성 자동차와 완전히 다른 디지털 계기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전면을 가득 메운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압도했다.

계기 클러스터에는 좌측부터 주행 시 파워 및 회생제동 상태가 보여졌고 그 아래 평균 전기에너지소비효율이 기록됐다. 

중앙에는 속도와 주행 중 전면 도로 상황이 표시됐다. 좌우 사물과의 거리 근접도, 전방 교통량 및 다른 차들과의 거리들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우측에는 타이어 공기압이 기록됐다. 스티어링 휠 우측 버튼으로는 이 같은 구성을 바꿀 수도 있다.

1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사실상 차를 달리게 하는 조작 외에 나머지 기능들을 모두 담고 있는 듯했다. 문을 잠그는 기능은 물론 라이트 조작 여기에 사이드미러를 후진 시 아래로 내리게 하거나 차량을 잠글 때 저절로 접히게 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주행모드 변환, 주행정보 분석과 회생제동 강도를 조정하는 기능까지 담겼다. CAR IS IN PARK를 터치하면 주차브레이크가 설정됐다. 썬루프도 터치로 조작 가능했다. 환기, 오픈, 잠금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오픈 시에는 75%가 열렸다. 


나아가 와이파이가 지원돼 인터넷 연결도 가능했다. 다만 한글 언어가 지원되지 않아 포털사이트 상 글씨가 깨져 보였다. 지도 기능도 있었지만 한글 자판이 없어 검색은 불가능했다.

터치스크린의 터치감은 일반 태블릿 수준으로 정확했다. 운전 중 간단한 부분을 조작하기에도 편리했다. 또 처음 접하는데도 사용자환경이 간편해 적응하기도 쉬웠다. 

시승은 성수동 한 카페에서 시작해 하남시 일대와 미사리조정경기장 주변을 왕복하는 55㎞ 1시간 30분 코스였다. 브레이크를 밟으니 시동이 부드럽게 걸렸다. 기존 전기차처럼 차체 가동 소리는 거의 나지 않았다. 

성수동 시내에서는 저속 위주로 운전했다. 그럼에도 전기차 특유의 순간적인 추진력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회생제동 강도를 표준으로 했는데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비교적 제동감이 컸다. 대신 브레이크를 덜 밟아도 되는 효과가 있었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두드러졌지만 차체가 낮기도 하고 모터 구동 소리가 작아선지 노면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주황색으로 전기에너지 사용량이 표시됐고 발을 떼면 초록색으로 회생에너지양이 표시됐다.

한적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에 들어섰을 때는 모델S 70D의 화끈한 주행성능을 맛볼 수 있었다. 70D에서 70은 70㎾h 리튬이온배터리를 의미하고, D는 듀얼 모터(259hp)를 뜻한다. 앞뒤 각각의 차축에 모터가 달려 있어 강력한 주행성능은 여기서 비롯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2초에 주파할 정도여서 고성능 프리미엄 모델과도 비견될 정도다. 

실제 전방에 차가 거의 없는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낭비되는 힘 없이 쭉쭉 치고나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모터의 회전력이 바퀴에 직관적으로 전달된다는 느낌이었다. 대신 가속도가 높았을 때 반대로 회생제동력 또한 크게 느껴졌다.

전고가 1435㎜로 스포츠카류에 비함 높지만 일반 세단보다는 약간 낮아 속도감을 즐기기에도 적절했다.

터치스크린에서 주행모드를 변환할 수 있었는데 컴포트, 스탠다드, 스포츠로 구성됐다. 컴포트와 스탠다드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감이 확실히 커졌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인테리어 요소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우선 깜빡이를 켜거나 주행, 후진, 주차 등을 바꾸는 스티어링 휠 컬럼 전반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을 그대로 따와 테슬라의 유니크함이 반감됐다. 어드밴스드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하는 장치 또한 벤츠 제품과 같았다.  

이와 함께 내부 소재에서도 고급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석과 동승석 뒷면은 플라스틱 소재에서 가죽 시트와 이질감이 들었다. 

출발 전 주행가능 거리는 280㎞였는데 최종 시승 후에는 202㎞로 찍혔다. 실제 달린 55㎞보다 계기 클러스터 상 줄어든 거리가 더 길었다. 평균전기에너지소비효율은 230wh/㎞로 기록됐다.

충전은 테슬라 전용 장치가 아닌 국내 기업 제품을 통해 이뤄졌다. 이번에 모델S 70D를 들여온 쏘카에 의하면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시간이다. 

쏘카는 이 모델을 정식 판매용이 아닌 전기차 카셰어링 연구 등을 위해 들여왔다. 이 때문에 오토파일럿 기능은 아직 국내에서 인증받지 못해 자율주행 기능은 체험해볼 수 없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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