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반 토막 난 韓해운업계 “바닥이지만, 힘을 끌어모아야”
뉴스종합| 2016-12-16 09:46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 파산으로 반 토막 난 한국 해운업계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힘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적 컨테이너 선사로 어깨가 무거운 현대상선은 생존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15일 부산에서 육ㆍ해상직원 100여 명과 함께 ‘노사화합 및 안전운항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유 사장은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 자리에 와 있다”면서 “과거 2000년대 중반에 누렸던 옛 영광, 우리가 다시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중장기 로드맵 실천에도 착수했다. 현대상선의 경영전략 컨설팅을 맡은 ‘AT 커니’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초대형 선사 위주의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현대상선이 향후 5년 내 10위권에 들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부산지역에 근무하는 육ㆍ해상 임직원 100여 명과 ‘노사협력 및 안전운항 결의대회’를 열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상선]

이에 현대상선은 2021년까지 선복량 80만 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를 확보해 글로벌 해운사 7~8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현대상선은 선박 수 66척, 45만 5859 TEU로 세계 13위에 올라있다. 1위는 머스크, 2위 MSC가 굳건한 ‘톱 2’를 이루고 있으며, 현대상선과 물동량의 격차도 6~7배 이상 벌어져 있는 상태다. 7~8위권 내로 진입하려면 현재 대비 물동량을 2배 늘리고 점유율도 3~4배 높여야 한다.

현대상선은 향후 3년간 해운동맹 ‘2M’과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아시아~미주 지역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향후 성장성이 높고, 경쟁력을 보유한 아시아-미주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당장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확대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중소형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등을 발주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달 중 채권단의 3000억 원 지원을 받아 ’스페인 터미널(TTIA)‘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3000억 원 가운데 TTIA를 인수하고 남은 자금은 미국 롱비치 터미널의 일부 지분을 MSC로부터 확보한다.

업계 차원에서도 해운업 살리기에 나섰다. 한국선주협회는 16일 부산항에서 ‘해운산업 재 건 계획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해운업의 생존을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해운ㆍ조선ㆍ금융 ㆍ화주를 대표하는 국내 10개 단체도 “연관산업 동반 발전을 추진하겠다”며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영석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한진해운 사태로 정부가 해운업 구조조정의 실패를 맛봤으니, 이제라도 의지를 갖고 해운업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현대상선도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운업에 대한 국가의 인식 재정립이 매우 중요하다“(한진해운 사태로) 해운업이 사기업 영역이면서도 공공의 성격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