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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현대상선, 생존 활로는?
뉴스종합| 2016-12-18 12:44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 파산으로 유일한 국적 컨테이너 선사로 남은 현대상선이 생존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15일 부산에서 육ㆍ해상직원 100여 명과 함께 ‘노사화합 및 안전운항 결의대회’를 갖고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 자리에 와 있다”면서 “과거 2000년대 중반에 누렸던 옛 영광, 우리가 다시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중장기 로드맵 실천에도 착수했다. 현대상선의 경영전략 컨설팅을 맡은 ‘AT 커니’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초대형 선사 위주의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현대상선이 향후 5년 내 10위권에 들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대상선은 2021년까지 선복량 80만 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를 확보해 글로벌 해운사 7~8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현대상선은 선박 수 66척, 45만 5859 TEU로 세계 13위에 올라있다. 1위는 머스크, 2위 MSC가 굳건한 ‘톱 2’를 이루고 있으며, 현대상선과 물동량의 격차도 6~7배 이상 벌어져 있는 상태다. 7~8위권 내로 진입하려면 현재 대비 물동량을 2배 늘리고 점유율도 3~4배 높여야 한다.

현대상선은 향후 3년간 해운동맹 ‘2M’과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아시아~미주 지역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향후 성장성이 높고, 경쟁력을 보유한 아시아-미주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당장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확대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중소형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등을 발주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달 중 채권단의 3000억 원 지원을 받아 ’스페인 터미널(TTIA)‘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3000억 원 가운데 TTIA를 인수하고 남은 자금은 미국 롱비치 터미널의 일부 지분을 MSC로부터 확보한다.

업계에서도 남은 현대상선의 생존이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세계 7위권 선사인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반 토막이 난 한국 해운업 경쟁력이 더이상 추락하지 않으려면 현대상선이라도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다.

하영석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한진해운 사태로 정부가 해운업 구조조정의 실패를 맛봤으니, 이제라도 의지를 갖고 해운업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현대상선도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운업에 대한 국가의 인식 재정립이 매우 중요하다“(한진해운 사태로) 해운업이 사기업 영역이면서도 공공의 성격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상선은 18일 11월 부산항 수출입환적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11월 주간 평균 물동량은 11만3269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작년 11월 기준 8만9847TEU보다 2만3422TEU 늘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8월 물동량(8만7946TEU)과 비교하면 31%(2만7276TEU) 증가했다.

이는 지난 9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해소하고자 미주와 유럽 노선에 대체선박을 투입한 것에 이어 10월부터 미주 서안에서 대체선박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한 데 따른 효과라고 현대상선은 분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영정상화를 진행하면서 화주들의 신뢰가 회복되는 만큼 부산항 수출입환적 물동량은 더욱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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