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변화무쌍을 극복하라”…현대차 고강도 법인장회의로 내년도 생존전략 모색
뉴스종합| 2016-12-19 09:39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 한다”(7월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라”(8월 유럽ㆍ러시아 현장점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다”(9월 미국 현지 시장점검에서)

정몽구 회장이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을 둘러보며 담당 임원들과 생산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올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면에 나서 경영 키워드를 제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왔던 것이 바로 ‘변화’였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규정하고 그 어느 때보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전 세계 해외법인장회의도 이 변화에 맞서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내년 들어 국내외 정세가 더욱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상황과 경쟁구도 또한 크게 달라지고 있어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기 위해 그룹 내 더욱 유연하면서도 강도 높은 혁신안이 요구되고 있다.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일을 끝으로 종료되는 법인장회의 후 정 회장 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60개 법인장을 한자리에 불러 주재하는 최종 점검 자리가 있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통상 하루 이틀 정도에 걸쳐 최고경연진 주재의 법인장회의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방식을 달리 했다. 그동안은 ‘보고’ 중심의 회의였다면 이번에는 지역별, 현안별 법인장 간 사전 토론에 이어 현대ㆍ기아차 각 본사와 법인 장 간 심층논의를 거쳐 내년도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이 역시 자동차 산업의 변화 속도에 맞춰 법인장회의 방식 또한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법인장회의서 주요하게 거론된 것 중 하나가 내년도 북미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유럽과 함께 현대ㆍ기아차가 다른 지역 시장의 부진을 만회했던 지역이라 안정적으로 판매량을 유지시켜야 하는 곳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자국 내 생산을 중시하는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였다. 차기 행정부 상무장관 내정자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본격적으로 멕시코 공장을 풀가동하는 기아차로서는 NAFTA 재협상에 따라 무관세 혜택이 바뀔 수 있어 당장 북미 수출 변화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후 나타날 변화도 주요 점검사항이다. 할부구매 성향이 높은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할부금리가 상승할 수 있어 현지 수요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면 러시아, 브라질 시장에 지속 투자한 현대ㆍ기아차로선 수익성 악화를 겪을 수도 있다.

내년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ㆍ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해외 판매가 본격 시작돼 현대차의 친환경차 경쟁력도 본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는 친환경차 브랜드를 달고 해외서 처음 판매하는 모델이다.

이와 함께 고급차 라인의 판매량을 담당할 G70 출시도 앞두고 있어 현대ㆍ기아차는 친환경차와 고급차의 판매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도 맞게 됐다. 이 역시 그동안 현대ㆍ기아차 판매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따른 것이어서 이번 법인장회의서도 친환경차와 고급차 판매전략이 주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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