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박카스 신화, 강신호의 ‘아름다운 퇴장’
뉴스종합| 2017-01-03 10:00
-의사 출신이지만 ‘신약개발’ 통한 사회공헌 철학 가져

-피로회복 대명사 ‘박카스’로 동아제약 ‘승승장구’ 견인

-전경련 회장 시절 ‘1% 클럽’ 발족으로 사회공헌활동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박카스 신화’를 쓴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전 동아제약) 회장이 아름다운 퇴장을 택했다. 강신호 회장은 정유년을 맞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동아제약의 산증인으로 남게 된다.

1927년생인 강 회장은 올해 아흔을 맞이했다. 하지만 아직도 손수 동아제약과 관련된 기사나 사보에서 오탈자를 짚어낼 만큼 나이가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이유는 ‘변화하는 시대’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시대의 부름에 대한 응답을 할 수 있는 열린 사고 덕분이다. 



강 회장은 1952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후진국의 수준에 머물러 있던 50년대 후반 강 회장은 제약 선진국인 독일에서 시대에 앞선 제약의 청사진을 목격했다.

독일에서 돌아온 강 회장은 1959년 동아제약에 입사하게 된다. 창업주인 고(故 ) 강중희 회장의 부름을 받은 강 회장은 당시로서는 가장 젊은 사고를 바탕으로 동아제약의 발전을 견인하게 된다.

동아제약 사장에 오른 강 회장은 ‘피로회복제’의 대명사 ‘박카스’를 탄생시킨다. 우선 박카스를 알약 형태로 만드는데 성공한 강 회장은 1963년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갈색병의 드링크제 ‘박카스D’를 내놨다.

박카스는 출시 이후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지인의 집을 방문하거나 병문안을 갈 때면 손에 들려있던 것이 박카스였던 시절과 맞물려서 말이다.

국민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일등공신이 된 박카스는 동아제약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2015년 기준 단일제품으로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했고 2015년까지 팔린 박카스의 판매 누적 갯수는 192억병에 이른다.

이런 강 회장의 박카스 성공에 힘입어 동아제약은 2013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47년간 제약업계의 명실상부한 1위 기업으로 그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

재계 유력 인사로도 활동했다. 강 회장은 제29, 30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전경련 1% 클럽’ 발족을 주도하기도 했다. 전경련 회원사들이 경상이익의 1% 이상을 자발적으로 사회를 위해 쓰도록 독려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기업이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는 모습을 심어주는데 기여했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이로, 독특한 사회공헌 경영철학은 지금의 동아제약을 완성시켰다”고 업계가 강 회장을 평가하는 이유다. 강 회장은 이런 점에서 아름답게 퇴장했다.


▶데이터

90ㆍ35 = 강신호 CEO로 최고령 퇴임(90세ㆍ 35년 회장 재임)

2000억원 = 박카스 단일제품으로 연간 매출 2000억원 달성(2015년 기준)

192억병 = 박카스 판매 누적 갯수(2015년 기준)

84 = 동아제약 창립 84주년

47 = 업계 47년간 1위 제약사

iks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