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설 앞두고 물가 초비상 ③] 장바구니 물가만 ‘콕콕’ 찍어 올랐다
헤럴드경제| 2017-01-09 10:01
-맥주ㆍ라면 등 장바구니 물가 ‘들썩’

-치약ㆍ피로회복제 가격 내렸다지만

-마음 편히 지갑 못여는 현실에 한숨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살림살이 좀 나아 지셨습니까?’

과거 한 대선 후보의 단골 멘트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화가 난 서민들에게 지금 이런 인사를 꺼냈다가는 자칫 큰일 날 수도 있다.

지난해 라면ㆍ맥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만 ‘콕콕’ 찍어 들썩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계산대. [헤럴드경제DB]

라면업계 1위 기업인 농심은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올랐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재료비ㆍ물류비ㆍ인건비 상승 등을 내세우고 있다. 농심의 경우 지난달 라면 값을 올리면서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 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 비용의 상승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맥주와 소줏값도 빈병 보증금 인상분을 반영하면서 또 오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은 맥주와 소주 판매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카스맥주(500㎖)를 10일부터 기존 1850원에서 1900원으로 하이트맥주는 19일부터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릴 예정이다. 이마트에서 기존 1330원이던 맥주(500㎖) 한 병은 1410원에 판매되고 1140원이던 소주는 1220원으로 오른다. 롯데마트에서도 하이트ㆍ카스후레시(640㎖) 등 맥주는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인상된다.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는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오른다. 이번 인상은 제조사와는 무관하지만 지난해 주류업체들이 소주와 맥주 가격을 줄줄이 올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반면 치약과 피로회복제 등의 가격은 떨어지면서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구강청정제인 레귤러의 소비자 평균 가격은 1622원으로 같은해 6월말 2936원보다 44.8%나 떨어졌다. 다른 구강청정제인 리스테린 쿨민트의 가격도 6개월간 3.2% 정도 낮아졌다.

치약제품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페리오 캐비티케어’는 같은 기간에 7837원에서 6728원으로 14.1%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 이슈 여파로 전반적으로 ‘화학생활용품 공포’가 커진데다 특히 치약의 경우 일부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까지 검출되면서 수요가 급감하자 유통업체들이 불가피하게 가격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피로회복제인 박카스F 한 박스(10병) 가격도 같은 기간 8549원에서 6325원으로 26% 낮아졌고 영진구론산G(10병)도 4533원에서 2339원으로 48.4% 내렸다.

공급 과잉에 따른 원유(原乳) 가격 인하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로는 우유 가격도 소폭 떨어졌다.

하지만 한 소비자는 “치약ㆍ우유 등이 내려봤자 계란ㆍ라면ㆍ맥주 등이 올라 위안이 안된다”며 “시국이 어려운 틈을 타 가격 인상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소비자들을 배려하는 가격 정책을 펴야 하는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choi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