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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깐깐한 ‘한국인 입맛’부터 잡아라
리얼푸드| 2017-01-31 17:28
-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소비자 위한 단독제품 출시
- '한국 통하면 세계서 통한다’…테스트마켓 삼기도
- 한국서 출시된 메뉴, 역수출 사례도 비일비재해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빠르다, #남이 하는 건 해야 한다, #호기심이 많다. 삼박자를 두루 갖춘 한국인에게 글로벌 푸드기업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메뉴를 내놓는가하면, 한국을 세계시장의 가능성을 점치는 테스트마켓으로 삼기도 한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공식이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이 조사한 2016년 상반기 스낵 5위를 기록한 켈로그의 프링글스는 한국시장에 특히 공을 들인다.

유독 치킨 사랑이 남다른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춰 25일 ‘프링글스 스윗 칠리 치킨’라는 양념치킨 맛을 국내서만 14만개 한정 출시했다. 

사진=프링글스 스윗 칠리 치킨

앞서 3월에는 ‘프링글스 버터카라멜’을 출시한 바 있다. 진리의 ‘단짠(달고 짜다)’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것이었다. 이는 3개월만에 100만캔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글로벌 시장 최초로 대만에 진출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상큼한 사과와 달콤한 카라멜 맛이 조화를 이룬 ‘프링글스 애플 카라멜’을 국내 단독 제품으로 내놓았다.

글로벌 청과브랜드 Dole(돌)은 데일리넛 형태의 ‘Dole 후룻&넛츠’를 한국에서만 출시했다. 한줌 양의 견과에 건과일을 첨가한 형태로 1월 기준 약 4500만봉 이상 판매가 되며 해외까지 시장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돌코리아 가공식품팀 담당자는 “국내 단독 출시는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돌은 ‘후룻&넛츠’ 외에 돌 바나나 주스 등을 국내 단독으로 선보인 바 있다.

1988년 한국에 들어온 맥도날드는 이미 한국화된 기업 중 하나다. 한국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메뉴로는 불고기 버거,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1955 버거, 슈슈ㆍ슈비버거 등이 있다.

한국 단독 출시 제품이 해외 맥도날드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는 일도 적지 않다.

2015년 11월 선보인 디저트 메뉴 츄러스는 한달 만에 220만개가 넘게 팔려나가는 돌풍을 일으켜, 급기야 츄러스의 본고장인 스페인에서 한국의 츄러스 레시피를 가져가 판매하는 일도 벌어졌다. ‘1955 버거 파이어 버전’은 이탈리아 맥도날드로, 앵그리버드 버거 핫 소스의 레시피는 홍콩 맥도날드로 전해졌다. 맥도날드는 한국지사를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고성장 마켓(High Growth Markets)’으로 분류하고 있다.

던킨도너츠도 지난 2012년 여름 아이스음료 던카치노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이후, 던킨 미국본사로 역수출했다.

아이스 셰이크 음료에 ‘~치노’라는 어미를 사용하는 점에 착안, 에스프레소와 우유, 얼음을 갈아만든 던카치노를 국내서만 출시했다. 신제품은 출시 2개월만에 100만잔이 팔려나갔고, 이를 본 본사에서도 한국의 던카치노를 도입해 글로벌 던킨도너츠의 표준 메뉴에 등재했다. 


[사진=스타벅스 오트밀 라떼]

스타벅스도 한국식 메뉴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올해 첫날에는 오트밀 베이스에 바삭한 그레인 베리 크런치 토핑을 얹은 ‘오트밀 라떼’를 선보였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24일까지 한정판매 50만잔에서 70% 소진된 35만잔 팔려나갔다.

전통찻집에서나 마실 수 있었던 오미자 음료도 추가됐다. 스타벅스의 ‘문경 오미자 피지오’는 푸드개발팀이 경북 문경으로 수차례 출장을 다니며 품질 좋은 오미자를 엄선, 1000잔이 넘는 테스트 과정을 거져 지난 봄 첫 선을 보이고 두 달 만에 50만잔 이상을 판매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과 SNS 사용에 자유로운 국내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에는 북미ㆍ유럽의 20~30대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다고 여겼으나, 이제는 정보공유가 빠르고 유행을 앞서가는 리드유저(선도사용자)가 많은 한국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한다”고 말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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