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와 오큘러스 공동 창업자 팔머 러키는 제니맥스에게 5억 달러 규모(한화로 약 5,761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에 오큘러스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폴리곤, IGN 등의 외신들은 제니맥스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에 대한 판매금지를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연방 지방 법원은 오큘러스 공동 창업자 팔머 러키가 그가 서명한 기밀유지협약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오큘러스는 제니맥스에게 5억 달러(한화로 약 5,761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단, 배심원단은 오큘러스가 제니맥스의 영업비밀을 유용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5억 달러라는 배상금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됐다. 기밀유지협약(NDA) 위반 2억 달러, 저작권 침해 5천만 달러, 허위표기 1억 달러(오큘러스에게 5천만 달러, 팔머 러키에게 5천만 달러) 등이며, 오큘러스 공동 창업자 브랜든 이리브에게도 위와 같은 사유로 1억 5천만 달러의 배상금이 선고됐다. 이 금액을 모두 더한 것이 5억 달러이다.
제니맥스 측은 현지 매체에 ‘오큘러스 리프트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IGN은 제니맥스 관계자가 “유출된 기술이 계속 사용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고려할 것이다”며 “여기에는 배심원단이 제니맥스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컴퓨터 코드’를 페이스북과 오큘러스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법원명령(예를 들면 판매금지)을 신청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제니맥스 로버트 알트만 대표는 “기술은 우리 업계의 주춧돌이며, 지적 재산을 훔치는 것은 아주 심각한 행위이다. 배심원단이 내린 결론, 그리고 이런 심각한 위법 행위에 대한 5억 달러(한화로 약 5,761억 원)라는 배상금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제니맥스는 지난 2014년 5월, 오큘러스가 제니맥스 자회사의 기술을 유용해 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했다며 오큘러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 판결이 선고될 때 법정에는 오큘러스의 존 카맥, 팔머 러키, 브랜든 이리브가 있었다고 한다. 원고인 제니맥스 측이 법정에서 차분했던 반면, 피고측인 존 카맥과 팔머 러키는 법정에서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웃으면서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판결 선고 후 오큘러스 측은 항소하겠는 입장을 전했다. 오큘러스 관계자는 “이 소송의 핵심 쟁점은 오큘러스가 제니맥스의 영업비밀을 훔쳤는지 여부였고, 배심원단은 그 부분에 대해서 단호하게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다른 부분들에 대한 판결 내용에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좌절하지 않겠다. 오큘러스의 제품은 오큘러스의 기술로 만들어졌다. VR의 성공에 대한 우리의 신념은 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모든 오큘러스의 구성원들은 그들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bet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