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탄핵반대 목소리 키우는 새누리
뉴스종합| 2017-02-08 11:28
이인제 의원등 태극기집회 참석
보수결집 탄핵반대 여론몰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 소속 의원들이 주말 태극기집회에 참석하는가 하면 대선 출마선언을 한 후보까지도 탄핵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이 보수 세력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예비주자인 김문수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선거공약대로 미르ㆍK스포츠 재단을 설립한 것은 헌법 기본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한 정당한 통치행위였고, 사적인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 그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고 탄핵 재판에도 나가 당당하게 대응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산업화의 기적을 만들어낸 중심세력인 보수세력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충정에서 모인 집회다”며 “여기에 보수 세력 대변자인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는 새누리당 소속 조원진ㆍ윤상현ㆍ전희경ㆍ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과 김 비대위원, 이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당 소속 국회의원과 대선 주자들에게 우려를 표하며 집회 참석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탄핵 반대 기류는 당내에서도 감지된다.

새누리당은 특검이 오는 28일인 시한의 연장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아직 시한이 21일이나 남아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특검 연장은 헌재의 탄핵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만약 기각이 된다면 당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며 “결국 12월 대선체제로 가는 건데,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고 시간을 두고 황교안 권한대행을 모셔오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민심으로 탄핵 인용 결정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이같은 탄핵 반대 움직임은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 세력 껴안기를 위한 새누리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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