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인간 vs AI 번역 대결…누가 이길까
뉴스종합| 2017-02-13 11:25
21일 인간번역사 vs 구글·네이버
“번역사 90~95점, AI 60점대”
아직은 인간이 우세 전망


인간 전문 번역사와 인공지능(AI) 번역기가 번역 대결을 펼친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계는 속도 측면에서는 AI 번역기의 우세를, 번역의 질 측면에서는 인간 번역사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세종사이버대학교와 국제통번역협회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인간 번역사와 구글ㆍ네이버 번역기(파파고) 간 번역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대결은 세종사이버대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세종사이버대학교와 국제통번역협회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세종사이버대 광개토관에서 ‘인간 대 AI’ 번역 대결을 진행한다.

인간 대표는 이화여대통번역대학원 출신 번역사가 출전한다.

대결은 무작위로 주어진 영자신문 기사 2개를 한글로, 한글신문 기사 2개는 영문으로 각각 번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문 당 주어지는 시간은 30분이며, 심사는 곽은주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조길자 전문통역사가 맡게 된다.

통번역협회 관계자는 “AI의 번역 기술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머지 않아 통번역사가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었다”며 “AI 번역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간과 AI 번역의 장단점을 파악해보기 위해 대결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AI가 통번역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위기감을 주게 된 것은 2015년을 기점으로 컴퓨터 번역 기술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컴퓨터 번역은 이전까지만 해도 ‘통계 기반의 기계 번역(SMT)’ 기술을 사용했다. 인간이 번역해 놓은 것을 통계화해 번역 결과를 내놓는 기술을 말한다. 통계의 오류에 따른 번역의 오류가 잦아 신뢰도가 극히 떨어졌다.

그러나 2015년 ‘인공신경망 번역(NMT)’ 기술이 나오면서 AI의 언어습득은 일취월장하게 됐다. 머신 러닝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인경신경망은 문장 전체를 통으로 번역하기 때문에 문맥을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번역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이에 머지 않아 인간이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다. 기술도 빠르게 상용화돼 네이버와 구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이를 적용한 번역기를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인간 번역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AI 번역기는 짧은 기간 상당한 기술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 인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번역사의 번역 결과가 90~95점이라면, 현재 AI 번역기의 결과는 60점대 초반 수준”이라며 “공개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미 많은 언론과 블로거의 실험을 통해서도 이같은 결론이 나와 있다”라고 말했다.

속도 측면에서는 AI 번역기가 월등하다. AI 번역기는 수천자의 지문을 1초도 되지 않는 사이에 번역해 낸다. 인간이 지문의 첫 문장도 채 읽기도 전에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다만 AI 번역기의 작업은 거기까지일 뿐, 오류를 바로잡는다거나 표현을 매끄럽게 수정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

30분이라는 대결 시간 동안 인간 번역사는 여러 차례의 퇴고를 거쳐 번역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AI 번역기는 한 차례의 작업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처럼 승패를 가르는 ‘대결’이 벌어지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파파고는 아직 ‘베타’ 서비스 중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대결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간 혹은 AI 어느 쪽이 승리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