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KAIST, 금속 수준 정렬도 갖는 액정 개발
뉴스종합| 2017-02-14 15:42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체와 액체 중간 성질을 띠는 액정 재료를 금속과 같이 단단한 결정처럼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3차원 나노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 연구팀은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제한된 공간에서 액정 분자들의 자기조립(self-assembly) 현상을 유도, 액정물질과 상호작용하는 호스트 물질을 3차원적 나선형의 나노구조체로 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액정 재료는 손쉬운 배향 제어, 빠른 반응 속도, 이방적(anisotropic)인 광학 특성 등으로 인해 액정표시장치(LCD), 광학 센서 등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유기 소재이다.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제어 및 나선필라멘트 액정주형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상온 결정화된 액정구조체 형성 원리 모식도. [자료제공=KAIST]

그러나 액정 재료는 물풀과 같이 유동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구조의 제어가 어렵고 안정적이지 않아 활용 범위가 제한됐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정 재료가 들어 있는 수십 나노미터크기의 2차원의 한정된 공간을 위아래 옆, 사방에서 눌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가 단순히 2차원의 고정된 공간을 한정적으로 이용했다면, 이번 연구는 고정된 공간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좁은 공간을 3차원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냉각이나 건조 등의 추가 공정 없이도 유기액정재료를 금속 결정상에 버금가는 배열로 3차원 공간에 균일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액정 기반 3차원 나노패터닝 기법을 개발할 수 있고, 전기 및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액정 소재의 고유 성질과 융합해 고효율의 광전자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현재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에 사용되는 단순한 선과 면 형태의 2차원 패터닝에서 벗어나 나선 형태도 쉽게 제조가 가능하다.

윤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사용되는 2차원적 광식각 공정에 비해 10배 이상 제작 과정을 간소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한임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의 지난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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