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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너무 빨리온 ‘현자타임’… 이유는?
뉴스종합| 2017-02-15 09:57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포켓몬고의 인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식고 있다. 출시 직후 열광했던 일부 이용자들은 “벌써 현자타임(게임에 대한 열정이 시들해지는 상태를 표현한 신조어)이 온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포켓몬고의 일간 사용자수는 출시 닷새째인 지난달 28일 52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12일 361만명으로 줄었다. 847만명이 앱을 내려받기는 했지만 실제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이는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전체 다운로드 수도 출시 10여일만에 800만을 찍은 후 이후 10여일 동안에는 50만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규 이용자 유입량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빠른 속도로 불어닥친 열풍과 포켓몬고 자체의 콘텐츠 부족, 한국 게임 이용자의 특수성이 결합해 이러한 급전직하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출시 이후 일평균사용자수(DAU) 감소가 일반적”이라며 “포켓몬고는 붐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크게 일었던 만큼 꺼지는 속도와 규모도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이 편법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이용해 포켓몬고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위치파악시스템(GPS) 조작 프로그램이다. 포켓몬고는 휴대폰 상에 나타난 지도를 보고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즐기도록 만들어진 게임인데, 휴대폰의 GPS를 조작하면 굳이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방 안에 앉아 전국 각지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은 게임을 쉽게 즐기는 만큼 흥미가 빨리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이용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게임의 기본 경쟁 규칙이 깨진 것에 실망해 등을 돌리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개발사인 나이앤틱 측은 GPS 조작ㆍ자동사냥 등 불법적인 프로그램 이용자에 대해서는 게임 이용을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지만, 직원이 50여명 규모의 작은 회사여서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게임 이용자들의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이용자들의 이러한 특성은 이전에도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 견해다. 매출 대박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게임 이용 시간 103시간 만에 ‘만렙’(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최고 레벨ㆍ120레벨) 도달 이용자가 나왔다. 결국 넷마블은 게임 출시 두 달도 되지 않아 만렙을 150레벨로 확장해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게임은 컴퓨터를 들고 다니면서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 속도에 일정 정도 제한이 있었지만, 모바일게임은 24시간 게임할 수 있으니 더 빨리 소비된다”라며 “게다가 한국 모바일 게임 상당수가 ‘자동사냥’(이용자가 굳이 게임을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작이 되는 것)을 채택하고 있어서 소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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