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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정치예능시대의 대선]대선주자들이 예능 카메라 앞에 서는 이유
뉴스종합| 2017-02-15 10:27
- 공약 알리고 인간적인 면 호소
- 이미지 왜곡ㆍ희화화 경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대선 정국을 맞아 대선주자들의 TV 출연이 크게 늘었다. 기존의 토론회, 대담 등 시사교양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정치예능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딱딱한 정책과 공약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리면서 시민들과의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검증 컨셉트로 진행되는 만큼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공약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한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프로그램 자체가 검증을 컨셉트로 하되, 시사예능이다보니 소프트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언론 인터뷰처럼 사전에 질문지를 받지만, 대본 외의 것이 많아서 녹화중에 애드립으로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선주자의 인간적인 면을 전달함으로써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효과도 크다는 것이 캠프 관계자들의 일성이다.

한 대선주자의 공보라인 관계자는 “출연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송국이 제안하는 대본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편”이라면서도 “개인적인 부분까지 포함된 적이 있어 내부 논의 끝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쪽으로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후보는 녹화를 끝냈지만 방영이 취소되기도 하고, 방송국과 사전 협의 중에 특정 후보를 띄울 수 있다는 방송국 측의 판단으로 섭외가 무산되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직후나 다음날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대선주자의 이름이 오른다. 이들에게는 이보다 매력적인 홍보 채널이 없는 셈이다.

특히 지지율이 낮은 대선주자들은 방송 출연에 관심이 많다. 현재 지지율 중간 순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의 캠프 관계자는 “방송국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데, 초반에 인지도를 높이는게 최종 지지도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고 있다”며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가 있어 후보를 먼저 알려야 정책을 홍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선주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6시간 동안 촬영에만 집중해 오후 한나절을 보낼 정도다. 그만큼 방송 이후 인지도와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방송 출연을 자제하는 대선주자도 없지 않다. 한 캠프 관계자는 “출연 요청이 많이 오는데, 모두 나간다고 하니까 할 수 없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후보가 가진 콘텐츠와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는 추세다. 예능 잘 하는 대통령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방송 출연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대선주자 관계자들은 또 자신이 희화화되는 점을 경계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왜곡되는 것을 우려해 가급적이면 편집하지 않고 촬영분이 방영되길 원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재미를 끌어내야 하는 방송국 입장과 후보가 희화화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캠프측 간에 적절한 균형 잡기가 실무진에서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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