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영향학회 초청으로 방한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식품영양학과 로저 클레멘스 교수는 “호두의 하루 적정 섭취량인 28g(한 줌)엔 ALA가 2.5g 들어 있다”며 “이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한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아마인유 60숟갈에 든 ALA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아몬드ㆍ피스타치오ㆍ땅콩 같은 견과류엔 ALA가 일체 들어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ALA가 들어있는 견과류는 피칸(28g에 약 0.5g) 정도이다.
클레멘스 교수는 “ALA는 염증을 억제하고 치매ㆍ심장병ㆍ뇌졸중 등 만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쥐 실험에선 호두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호두에 들어있는 오메가 3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임상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두는 혈청 전체 콜레스테롤을 5.4% 낮추며, 몸에 나쁜 저밀도(LDL)콜레스테롤은 9.3%까지 낮춘다.
호두의 오메가 3 지방산과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결과도 있다. 스페인의 비만·영양·생리학연구소 알렉스 박사팀은 6년간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에너지의 0.7%을 호두 같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으로 섭취한 집단이 비교적 적은 양을 섭취한 대조군보다 사망률이 더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두가 또 다른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멜라토닌(melatonin)이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발 호르몬으로 강력한 항산화작용도 지닌다. 로저 클레멘스 교수는 “하룻밤 새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양은 약 3∼10㎎이며, 호두 28g엔 약 1㎎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어 숙면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포화 지방이 많은 호두는 보관법도 신경써야 한다. 호두는 산화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진공용기에 보관해야 하며, 구입 후 6개월 내로 먹는다면 냉장(0∼5도), 그보다 더 오래 두고 먹는다면 냉동(-18도) 보관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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