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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고통의 시작, 변비 ①] ‘과도한 힘주기’가 신호음
라이프| 2017-03-02 10:00
-‘배변 횟수 감소’ 外 다양한 증상
- 딱딱한 변ㆍ週3회 미만 배변 등
- 여러 증상 탓 생각보다 발병률↑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회사원 정모(30ㆍ여) 씨는 올 초 부서를 옮기면서 야근과 회식이 잦아졌다. 최근 들어 배변 횟수가 부쩍 줄어들면서 걱정까지 생겼다. 고교 시절 변비로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루 최소 한 번은 화장실에 간다는데, 정 씨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에나 ‘신호’를 느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변비가 다시 심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알고 있는 변비의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 횟수의 감소다. 하지만 이것만이 변비의 증상은 아니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것, 딱딱한 변을 보는 것 등도 변비의 증상이 될 수 있으며, 미리 자신의 증세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흔히 알고 있는 ‘배변 횟수 감소’ 외에도 ‘과도한 힘 주기’ 등 변비의 증상은 다양하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변비는 평소보다 변을 보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의 김윤재 교수는 “변비는 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가장 특징적이다”면서도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준다, 딱딱한 변을 본다, 대변을 보고 싶지만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 배변 횟수가 적다, 완전하게 변이 배출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 등의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변비의 유병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변비는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견해다. 변비의 정의는 지난해 네 번째로 개정된 로마 표준(Rome criteria)에 따라 완화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단단한 변이 지속적으로 있으면서 과민성 장 증후군의 기준에는 합당하지 않은 경우다.

최근 6개월 전부터 3개월까지 다음 여섯 가지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있을 때로 변비로 진단된다. ▷배변 시 과도한 힘 주기가 4회 중 1회 이상 ▷단단한 변이 4회 중 1회 이상 ▷불완전한 배변감이 4회중 1회 이상 ▷항문 폐쇄감이 4회 중 1회 이상 ▷배변을 위해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골반 저 압박 등 부가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4회 중 1회 이상 ▷1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이 변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 같은 여러 증상 때문에 변비의 실제 발병률은 흔히 알려진 수준보다 더 높을 것으로 의료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증상을 모르고 넘어가거나, 간단한 하제 투여 또는 민간요법으로 변비를 해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변비는 유병률이 높은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변비, 설사 같은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매년 150만명 이상이었다. 특히 2015년 진료 인원은 158만명으로 인구 10만명당 무려 3099명이 진료를 받은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과민성 장 증후군의 유병률은 9.5∼25%에 달한다. 남성(5∼19%)보다는 여성(14∼24%)이 더 많다. 이 중 변비만 놓고 보면 산업화된 국가에서 유병률은 약 20%대로 높다. 평균적으로는 15% 수준이며, 우리나라는 평균 약 16.5%로 유럽과 비슷한 수준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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