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발사 비판하고 日에는 “마음의 병 고쳐라” 훈수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는 비판하고 일본에겐 “마음의 병을 고쳐야 한다”고 훈수를 두는 등 모순적이고 오만적인 태도를 보였다.
왕부장은 8일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은 올해 한중 관계를 묻는 질문에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으로 매우 중요한 해”라며 “그동안 양국 국민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국면을 지켜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
왕 부장은 그러나 “한중 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드에 대해 처음부터 결연히 반대했다”며 한중 관계가 흔들리는 책임을 한국 측에 돌렸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 과정을 즉각 중단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북한은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는 초대형 군사 훈련을 통해 북한에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과 한미 쌍방이 동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일 국교 정상화 45주년에 대한 질문엔 “일본에서 역사의 역행을 꾀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지만, 일본은 우선 스스로의 마음의 병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지지통신은 구체적으로 '마음의 병'에 대해 왕이 부장이 "일본은 중국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 미사일발사는 비판하면서 이를 방어하는 시스템인 사드배치엔 무역보복까지 일삼는 모순, 또 주변국들에 모두 훈수를 두면서 정작 자성의 목소리는 내지 않는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왕 부장은 아울러 미중 관계에 대해선 “양측이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무척 크다. 쌍방은 합심하고 협력해야 한다. 양국 정상의 교류 등에 대해 효과적인 의사 소통을 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왕이 부장은 이달 방중하는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해선 “깊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좋은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미중 외교 개선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3국이 서로 협력하는 데 방해가될 여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먼저좋은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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