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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지동 오원춘 악몽 벗어난다
뉴스종합| 2017-03-10 06:40
[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오원춘 악몽을 떨친 수원시 지동이 ‘밝고 안전한 마을’로 재탄생한다.

지동 주민들은 ‘살인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2012년 4월 1일 오원춘은 길 가던 20대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 이 사건 이후 지동에는 잔혹 범죄의 온상, 사람 못살 동네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 매일같이 지동을 찾아와 범죄 위험성을 집중 보도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집 밖에 나가기를 꺼리고 자꾸 움츠러들었다. 빈집 폐가도 늘었다.

수원시는 강력범죄 선제차단과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수원시는 9일 지동행정복지센터에서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델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2016년 국민안전처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델사업 공모’에 선정된 수원시는 오는 2018년까지 30여억원을 지원받는다.

▶가로등, 조명 벤치 설치로 밝은 마을 만들기=사업은 안전사고·범죄 예방, 노후화된 기반시설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조명을 대폭 늘려 야간 범죄발생 위험·주민의 불안감을 줄인다. 디자인 가로등 112개, 조명 벤치 65대, 디자인 벽부등(벽에 다는 조명) 525대가 설치된다.

좁고 복잡한 골목길 곳곳에는 종합 안내판 8개와 방향 안내판 64개가 세워진다. 긴 막다른 골목 진입로 38개소에는 보행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막다른 길’이라는 표지가 있는 태양광 조명 블록을 설치한다. 노후화된 담장 830m는 투시(透視)형 담장으로 바꿔 시야가 확보되도록 한다.

▶CCTV 추가 설치, 빈집·폐가는 출입금지 안내판=방범용 CCTV는 10대를 새로 설치하고, 14대는 보수한다. CCTV설치를 알리는 안내판도 62개를 설치한다. 빈집, 폐가 48개소에는 출입금지 안내판을 붙인다. 노숙인 등의 출입을 방지해 범죄발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홀몸 어르신, 장애인, 기초생활수급권자 등 재난취약계층이 사는 1500가구에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무료 설치한다. 소방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좁은 골목길 29개소에 비상소화기함을 설치한다.

지동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 주택재개발사업 지연 등으로 주거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960~7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 59.4%에 이르고, 빈집·폐가(廢家)가 54채다. 최근 15년간 인구 5122명(현재 1만 4710명)이 줄어들었고, 고령 인구가 23%에 달한다. 2015년 지역안전지수 측정에서 범죄 분야 4등급을 받아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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