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도 유승민 지지 안돼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듣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규제 때문이다. 문 전 대표가 수락연설을 통해 “누구를 지지했던 우리는 하나”라고 밝히며 경쟁자였던 안 지사와 이 시장 끌어안기에 나섰지만,선언적 발언에 그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바른정당의 후보로 확정된 유승민 후보에 대한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선언도 듣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공직선거법 60조와 64조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장이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물론 일체의 선거운동 역시 금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은 선거 중립의 의무가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 뿐 아니라 스스로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것 또한 금지된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은 또 지자체장의 지위로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당의 정강이나 정책을 홍보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장들은 당의 정책발표회나 일체의 정치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또 긴급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반상회 같은 통ㆍ리ㆍ반장의 모임에도 참석할 수 없다. 모두 법률에서 금지하는 내용이다.
[사진설명=경선에서 탈락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일체의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사진은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지사] |
지지선언과 지지호소 등 명백히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볼 수 있는 것들 외에도 선거기간 동안 지자체장들의 언행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공직선거법 58조에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구설을 피하려면 선거에 관한 의사표시는 안하는 것이 좋다. “총선에서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탄핵소추안 의결의 발단이 됐으며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총선필승’ 건배사를 한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술자리에서 ‘문재인을 위하여’, ‘유승민을 위하여’라고 외친 건배사도 논란의 여지는 충분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술자리에서 ‘누구누구를 위하여’ 라는 건배사를 외치는 것이 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모임의 성격과 어떤 맥락에서 그런 건배사가 나왔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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