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 줄이는 은행들…이젠 본점도 판다
뉴스종합| 2017-04-25 09:56
KB, 명동본점 4000억대 매물
하나, 을지로 옛 본점들 내놔
신사옥 입주 앞두고 유동화
지점축소로 폐점점포 매각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며 몸집 줄이기 중인 시중은행들이 본점 건물 매각에까지 나섰다. 지주 통합사옥에 은행과 계열사를 결집시키고 비핵심부서가 남은 은행 본점 건물은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의 서울 명동 본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후보를 추려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향후 일정 등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17층 규모로 최소 4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B금융이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인근의 한국국토정보공사 부지에 세우는 신사옥(KB금융타운)이 2020년 완공 예정이어서, 일단 명동 본점을 매각하고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KEB하나은행은 내달 중순 서울 을지별관 매각을 위한 5번째 공매에 나선다. 최저 입찰금액은 960억7500만원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4월 을지별관 매각을 위한 교원그룹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매각 방식을 공매로 전환했다. 지난 8월 첫 공매를 실시한 이후 최저 입찰가를 1281억원, 1189억5000만원, 1098억원, 1006억5000만원 등으로 계속 낮췄으나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1년 넘게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이번엔 아예 900억원대로 가격을 내렸다.

KEB하나은행이 현재 본점으로 쓰고 있는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은 내달 입찰에 들어간다. 이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24층 규모로 예상가는 1조원을 넘는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8월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시장조사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서울 명동 상권에 인접해 있는 만큼 국내 대기업과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7월 을지로 신사옥이 완공되면 주요 부서를 순차적으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본점 건물에는 은행 일부 부서와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임대차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입주할 예정이다.

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KEB하나은행 을지별관의 경우 주변 대비 가격이 비싸 매각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현재 매각 추진 중인 은행 본점 건물들은 입지가 좋은 만큼 주변 시세 수준에 맞춰 나오면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폐점한 점포 등 유휴 부동산 매각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 ‘온비드’를 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옛 하나ㆍ외환은행 점포가 있었던 8개 부동산(234억9000만원)을 공매에 부쳐 1건(10억원)을 매각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옛 대전 도마동지점 등 유휴 부동산 13건(224억1500만원)을 공매해 2건을 약 45억원에 매각했다. 또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2건(583억200만원)의 공매를 진행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축소하는 추세”라면서 “통폐합된 점포를 매각해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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