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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서울로7017,‘두번째 만남’을 기대하며
뉴스종합| 2017-04-26 11:21
첫 만남은 특별하다. 말로만 듣고 지낸 상대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은 더욱 그렇다.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 상상과 다른 모습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같이 피어난다.

내달 20일 정식 개장하는 서울로 7017을 처음 만났을 때 든 감정은 ‘아리송’이었다. 기대한 형태도, 그렇다고 우려한 형태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분간’하기 다소 어려웠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출입 기자단과 함께 서울로 7017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서울로 7017이란 서울역 일대 고가 도로로 만든 보행전용 고가공원을 말한다.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민선 6기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첫 발을 디뎠을 때 눈에 띈 건 촘촘한 설계였다. 전체 419t 철근이 고가를 든든하게 지탱했다. 1.4m 높이 1086장 강화유리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한편, 서울역 일대를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 시 관계자는 “예산 597억원의 40%를 안전 보강에 투입했다“며 “기존 안전 D등급을 안전 B등급 시설물로 탈바꿈시켰다”고 소개했다.

고가를 17개 보행기로 나눠 연속성을 도모한 점 또한 돋보였다. 인근 6곳 지역은 실핏줄처럼 이어졌다. 퇴계로, 한강대로 등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번에 이동 가능했다. 박 시장의 강조대로 고가를 차가 아닌 시민에게 돌려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리송했다. 가장 중요한 보행길 자체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다. 꽃ㆍ나무 2만 4085주가 뿌리내릴 원형화분 645개 중 일부는 폭 10m 남짓 길목을 가로막기 딱 좋은 곳에 자리했다. 이 가운데 몇몇 원형화분은 지름이 4.8m에 달했다. 성인 남성 3명이 끌어안아도 역부족일 만큼 거대했다.

보행자를 위한 벤치형 화분도 134개 있었으나, 실제 활용도가 있을지에는 의문이 들었다. 가뜩이나 좁은 보행길에 시민들도 곳곳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다면 체증은 불 보듯 뻔했다.

시는 이 날 서울로 7017 공정률을 93%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보행길에 집중, 사대문을 20분 내로 다니게끔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직 7%가 남은 상황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수치지만 ‘화룡점정’을 이루기엔 충분한 양이다.

다시 보기까지 한 달이 남은 시점. 서울로 7017만은 첫 만남보다 ‘두 번째 만남’이 더 특별히 기억되길 바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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