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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 공격…공포의 월요일] 몸값 높아진 비트코인…랜섬웨어 불똥 튀나
뉴스종합| 2017-05-15 11:23
해커들 익명성·추적 불가능 악용
美 증권거래소 조사 땐 급락 우려

연일 고공행진하던 가상통화 비트코인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불똥을 맞았다. 사이버공격을 감행한 해커들이 파일 복구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면서 비트코인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가상통화가 불법적 돈의 이동과 해킹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틀만에 전 세계 150개국 최소 20만건에 피해를 준 이번 공격의 해커는 “파일 복구를 원한다면 300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치가 최근 1비트코인당 1900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FT는 “이러한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범죄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 뿐만 아니라 사이버범죄에 가상화폐가 이용되고 범죄단체들이 가상화폐를 돈 세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1대1 거래방식이라 익명성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제 3자가 거래내역을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WSJ 역시 ‘많은 투자자들과 규제 당국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불법 활동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랜섬웨어 공격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2일 오후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00달러 떨어져 1700달러 밑에서 거래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재 가격은 다소 회복돼 177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분석업체 ‘체인애널러시스’에 따르면 이번 공격자들은 모두 3개의 비트코인 계좌(지갑)를 사용했는데 일요일인 14일 오후(미 동부시간)까지 모두 124건의 결제가 이뤄져 3만4000달러(약3800만원)가 모였다. 하지만 해당 비트코인 지갑에서 빠져 나간 돈은 없어 구체적으로 자금 경로를 추적할 수 없다고 체인 애널러시스는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폭락할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화되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태다. FT는 가상화폐 중개인의 말을 인용해 “지금 시장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을 디디는 것(규제추진 등)이 급등세에는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보다는 전반적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MS)는 전 세계 정부들이 이번 공격을 각성의 계기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개발자인 피터 토드는 WSJ에 “랜섬웨어와 싸우고 싶다면 문제의 근원인 ‘취약한 보안’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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