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날 청약접수를 진행한 GS건설의 한강메트로자이는 1순위 최고 94대 1의 경쟁률로 완판(완전판매)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1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4대 1, 2단지는 5.6대 1을 기록했다. 2단지 전용 117㎡의 대형면적 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1ㆍ2단지 분양이 성공하면서 3차 분양 역시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분양은 수도권 4332가구 대단지라는 점에서 대선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를 점칠 중요한 시험대 역할을 했다. 앞서 대선 이후 첫 청약을 진행한 SK건설의 ‘보라매 SK뷰’는 평균 경쟁률 27.7대 1(최고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한강메트로자이의 성적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충분한 것이다.
사실 이들 분양 아파트는 견본주택에 구름인파가 몰리면서 흥행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럼에도 당시 건설사들은 실제 뚜껑을 열어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자칫 ‘먹을 것 없는 잔치’로 판명나면 후유증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에 나선 GS건설과 SK건설 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까지 이번 분양 결과를 반기는 이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 우려 속에도 되는 곳은 된다는 것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되는 곳’의 조건은 더욱 분명해졌다. 수요가 꾸준한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소형이다. 보라매 SK뷰의 소형면적(전용 84㎡이하) 청약경쟁률은 90.7대 1로, 전용100㎡이상 대형면적 평균(8.7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 후불제처럼 청약 문턱을 낮춘 전략도 수요자를 불러모으는 공식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서울 못지 않은 분양 열기를 이어온 부산도 ‘불패’ 지역임을 재확인했다. 대선 이후 부산에 선보인 6개 분양물량 가운데 4곳이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6개 단지 중 가장 많은 141가구를 분양한 ‘부산 온천천 리인타워2차’는 평균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개수는 많았지만 각각의 규모가 작은 데다 대형 건설사 물량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분양 열기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에 소형만 공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라고 했다. 되는 곳이 더 잘 될 수록 안되는 곳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진 것이다. 인천 남동구에 선보인 ‘인천 논현 푸르지오’는 소형으로 구성됐지만 대부분 면적이 미달됐다. 2만5000명이 견본주택을 다녀갔음에도 청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인 화성시에 들어선 ‘봉담 한신더휴 에듀파크’ 역시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분양시장의 온기가 자칫 과열로 비쳐질 경우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지나친 호들갑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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