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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임대주택 17만호’ 공약…‘그린벨트 해제’ 가시화
부동산| 2017-06-22 11:25
국토부, 연구용역발주 주목
대통령 공약 사전작업 성격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공적임대주택 연간 17만호 건립을 위한 부지 확보 차원의 사전정지작업 성격이어서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공공성 및 합리성 제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개발사업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ㆍ활용할 경우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편 해제절차 및 기준 등의 합리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벨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계속 완화됐고, 이 과정에서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로 넘긴 뒤론 난개발과 투기 우려도 커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 제안서엔 임대주택 의무공급 제도 및 분양 전환 허용 규정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적시돼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동주택을 건설하려면 기존엔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35% 이상 공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전임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관련 지침을 변경해 임대주택 건설용지가 6개월 이상 매각되지 않으면 분양주택 건설용지로 바꿔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임대주택 공급 의무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는데, 새 정부가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 들어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적임대주택 연간 17만호 건설 공약을 지키기 위한 땅을 확보하려는 ‘예열 작업’으로도 분석된다. 이 공약은 수도권 지역의 신규 택지 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부지 확보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기존 주택을 활용한 매입ㆍ전세임대, 도시재생, 도심 내 공공용지 활용 등을 통해 임대주택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목표 물량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1일 ‘새 정부 부동산정책의 성공을 위한 전략 모색 세미나’에서 임대 주택 공급을 위해 민간 영역 활용과 함께 “신규 택지개발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식을 택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이에 대한 적극 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2016년 국토교통부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그린벨트는 2015년 말 기준 3860㎢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선 아무리 공공성을 앞세운 개발이라도 도시의 녹지 공간 확보라는 또 다른 공공성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p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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