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김종인 “기득권 취한 처방전이 양극화로…결국 佛은 마크롱 만들어”
뉴스종합| 2017-07-14 11:19
벚꽃 대선에 심취해있던 지난 5월 대한민국, 지구 반대편 프랑스는 깜짝 놀랄만한 대선 결과에 환호하고 또 충격에 빠졌다. 무명의 정치 신인 마크롱이, 거대 정당의 후보들을 예선과 결선 투표에서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예측한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프랑스인들은 그것을 원했다” 1년전 시골 동내에서 만든 당으로, 파리 정가를 단숨에 정복한 마크롱은, 바다 건너 우리에게도 큰 충격이 됐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종인 전 대표는 프랑스 마크롱 쇼크의 시발점이 된 저서 ‘혁명’에 푹 빠졌다. 그를 찾아오는 정치인들에게도 100여년의 프랑스 현대 정치사를 곁들여 설명하길 즐긴다.

김 전 대표는 “68혁명을 통해 드골이라는 낡은 시스템을 몰아냈지만, 다시 수십년 동안 변한것은 없던 것이 프랑스 정치”라며 “기득권에 취해 여야 모두 같은 처방전만 내놨고, 양극화만 계속되면서 결국 마크롱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숫자를 33% 줄이고, 또 국회의원이 3선까지만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등 파격적인 마크롱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까. 이에 김 대표는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일반 국민들은 참신하게 느끼며 좋아 할 것”이라며 “하지만 노동시장 유연화, 재정적자 해소 등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또 성공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실제 마크롱은 바로 열린 총선에서 의회 다수당 자리까지 차지했지만, 40%대 낮은 투표율로 그를 뽑지 않은 상당수 프랑스인들의 개혁 저항과 피로감을 인내하고 포용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서 마크롱과 같은 정치 이벤트가 당분간은 힘들다고 보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김 전 대표는 “프랑스는 프랑스고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라며 중간지대 제3 정당이 성공해본 적이 없는 짧은 민주정치 역사, 또 소선거구제 같은 제도적 한계 등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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