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보험사 이익만 늘어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해외 여행을 떠날 때 해외여행자보험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에 따라 무려 2배가 넘는 가격 차이를 보여 소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비싼 게 더 좋을까, 아니면 싸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을 목적으로 주거지를 출발해 여행을 마치고 주거지에 도착할 때까지의 위험을 보장 해주는 상품이다. 신체손해, 배상책임, 휴대품손해, 특별비용 등을 보상한다. 2011년 209만3000건이던 가입건수는 2015년 439만2000건으로 5년 만에 2배 넘게 급증했다.
자동차보험처럼 정형화된 상품이다보니 해외여행자보험도 온라인 가입이 늘고 있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에서 30세 남성의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 상해 및 질병의료비 등의 담보를 동일하게 설정했을 때 MG손해보험이 394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가장 비싼 곳은 현대해상(9000원)으로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MG손보나 롯데손보와 같은 중소형사들은 해외여행자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보험료는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이나 손보사 자체요율에 마케팅비를 포함한 사업비를 붙여서 책정한다. 이익을 줄여서라도 많이 팔고 싶으면 사업비를 낮추면 된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손해율이 50~60%로 낮은 편이라 영업 전략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반면 안 팔려도 그만인 대형 손보사들은 사업비를 잔뜩 붙였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에게 해외여행자보험은 비중이 적은 상품이다“면서 “손해율이 낮지만 한번 사고가 터지면 보상이나 처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영양가가 없는 상품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이처럼 보험료 차이가 나지만 받는 보상은 비슷하다. 서비스나 보험금 처리 과정에서 보험사별 차이가 있을 뿐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택시냐 모범택시냐로 비유할 수 있다”면서 “똑같이 목적지에 갈 수 있지만 싸게 갈 지, 비싸게 갈 지는 손님이 결정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