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저널리스트인 카라 플라토니는 감각과 뇌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3년간 미국, 독일, 영국 등 실험실을 찾아다녔다. 우리의 감각기관이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동안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거꾸로 뇌의 인식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세상을 감지하는 능력은 어떻게 변하는지 들여다본 것이다.
감각의 미래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흐름출판 |
한 예로 후각 상실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후각은 ‘프루스트 효과’처럼 개인의 문화적 배경과 경험, 인생을 관통해온 기억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향기요법은 바로 이런 연결때문에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에 쓰이고 있다.
청각은 공기 중의 음파를 인식하는 것이다. 뇌는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소리의 의미를 파악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 잭 갤런트는 뇌의 전기신호를 분석해 다시 음성 신호로 변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뇌로 흘러들어간 음파가 언어로 변환될 수 있다며 우리의 생각이 소리로, 말로, 언어로 표현되는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신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 외에 뇌 안에서 인식되는 다양한 초감각에 대해서도 지적여행을 떠난다.
가령 고통은 뇌의 일정 부위에서 통증을 인식한다. 고통의 종류와는 무관하다. 뼈가 부러진 고통을 느끼는 부위와 실연을 당하고 슬픔의 고통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같다고 UCLA의 심리학자 나오미 아이젠버거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신체적 고통을 치유하는 진통제가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데도 효과가 있을까?
책은 정교해지고 있는 가상현실, 감각 전달이 가능한 증강현실 등 신체가 감각하는 영역이 확장돼가는 첨단 과학의 현장도 담아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