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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소리·독가스 시뮬레이션…실전 같았던 ‘대테러 훈련’
뉴스종합| 2017-08-23 11:33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을지연습
승객들 “실제상황 인 줄 알았다”


“테러범 검거!” 22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실시된 을지연습 지하철 테러대응 훈련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했다. 2017년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실시한 이번 훈련은 ‘독가스 살포-폭발물 발견-특공대 투입-현장복구’로 이어지는 영화 같은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테러대응 훈련은 먼저 사당역 4호선 승강장 3-2에 독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이 살포된 상황으로 시작했다. 2시 10분으로 예정된 열차도착 시간이 다가오자 승강장에서 대기하던 시민들과 취재진도 마른 침을 삼켰다. 열차 문이 열리자 ‘사망자’, ‘부상자’ 역할을 맡은 요원들이 입과 코를 틀어막고 뛰쳐나오며 바닥에 쓰러지고 나뒹굴었다. 매캐하고 희뿌연 가짜 유독가스가 열차 안을 가득 채우자 “아유 독해”라며 취재진들도 진저리를 쳤다.

112타격대와 119특수구조대가 등장하자 지켜보던 시민들도 웅성대기 시작했다.

승강장 SOS 비상통화장치로 신고를 접수한 역 직원들이 경상자를 부축해 현장을 빠져나간 후 본격적인 현장진압 및 구조작업이 시작됐다. 112타격대는 열차 안으로 진입해 위험상황을 탐지했다. 주황색 방호복을 입은 소방요원들은 중상자를 유독 가스로부터 보호하는 특수 들것에 실어 구조했다. 군 화학부대도 투입돼 가스살포 상황에 대응했다.

클라이막스는 테러범 검거상황이었다. “자, 사격합니다!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란 안내에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탕! 탕! 탕! 탕!” 경찰특공대가 발포한 총성이 지하 역사에 찢어질듯 울려퍼졌다.

놀란 시민들이 실제 상황으로 착각할까 우려돼 역내 방송 스피커로 “실전 상황이 아닌 테러 훈련 상황입니다”란 멘트를 연신 내보냈을 정도로 실전을 방불케했다.

‘경찰 특공대 KNP-SSWAT’ 이름표를 단 사람만한 대형견까지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유리창까지 깨뜨려가며 마침내 특공대가 테러범을 검거하자 카메라 셔터 소리가 쏟아졌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현장복구조가 정리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한편 실전을 방불케한 이날 훈련은 지하철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시민 참여와는 동떨어졌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사당역을 찾은 시민들 대부분은 테러대응 훈련 내내 취재진 뒤편으로 물러서 목을 빼고 훈련을 구경했으며 일부 훈련현장 진입을 차단당했다. 우연히 사당역을 찾았다는 지하철 이용객 오모(54) 씨는 “지금 뭐하는 상황이냐”며 당황스러워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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