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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망가진 언론 피해자는 국민들”
뉴스종합| 2017-09-10 08:42
-‘예은 아빠’ 유경근 “우리를 두 번 죽인건 사장이 아닌 현장기자들”

-“언론 때문에 다른 고통 받고 싶지 않아 파업 지지”




[헤럴드경제]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한국방송(KBS)와 문화방송(MBC)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면서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노조원) 여러분들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이고, 예은이 아빠인 나”라고 일갈했다.

유 위원장은 9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 첫 번째 지지 발언자로 나서면서 이같이 말했다. ‘돌마고’는 ‘돌아오라! 마봉춘(MBC) 고봉순(KBS)’의 줄임말이다.

유 위원장은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다”며 “우리가 영정을 들고 KBS를 찾아갔을 때,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KBS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와서 대신 미안하다고 얘기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여러분의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 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다”며 “여러분들 파업 성공해서 공정언론을 따내면 어떻게 하실 거냐. 세월호 참사 보도는 정부 얘기를 사실 확인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쓰고, 세월호가 침몰한 그 날 저녁 뉴스에 사망 보험금을 이야기하고, 특별법 시행령을 폐기하라고 안산에서 광화문까지 영정들고 행진할 때 여러분들은 정부의 배보상금 이야기만 보도해왔다”고도 말했다.

유 위원장은 “에어포켓 존재한다는 이야기 언론에서 하도 떠벌려서 속았다. 해경이 이야기할 때 어느 누가 그 에어포켓 거짓말이라고 얘기한 사람 누가 있느냐”며 “세월호 선수 삐죽 튀어나와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해경은 그 위에 올라가서 망치로 두들겼다. 그 안에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 대화하려고 두드렸단다. 거짓말이잖아요, 쇼잖아요”고도 꼬집었다. 유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해경청장이 유가족들이 하도 난리 치니 쇼라도 하라고 지시해서 그렇게 한 것 아니냐. 거기에 사람 없었다”며 “그런데 여러분은 그 장면을 영상을 내보내면서 마치 해경이 목숨 걸고 구조하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았느냐. 왜 그것을 비판하고 지적하지 않았느냐”고 울부짖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면서도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김장겸 MBC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의 퇴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저는 여러분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며 “공정언론을, 언론의 독립성을 대통령이 만들어주고 국회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양심을 걸고 여러분의 삶을 내걸고 언론의 독립성을 따내야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여당이 누가 되든 여러분들의 사장이 누가 되든 끝까지 언론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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