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이용해 경도인지장애 여부 판단
-치매로 가는 확률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개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정부가 국정과제로 치매 국가책임제를 내걸고 적극적인 치매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치매 예방 분야에서도 첨단 헬스케어 기술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9월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앞두고 18일 보건복지부는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를 통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 설립, 일대일 사례관리,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치매의료비 경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설명=몰입 가상현실 속에서 금전관리를 수행하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
특히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가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알려지면서 이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매년 정상노인의 1~2%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에 비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10~15%가 치매로 진행돼 발병빈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의학계를 비롯한 기업에서는 치매의 고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증상 개선 및 진단을 돕는 ‘치매 테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류호경 한양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교수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은행 ATM,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가상현실 속에 구현하고 참가자의 움직임 분석을 통해 치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좌우와 정면, 바닥 4면을 모두 스크린으로 만들어 일종의 ‘몰입극장’을 조성하고 은행 계좌 비밀번호 누르기,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 찾아 타기 등을 각각 평가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정확도는 민감도 90%, 특이도 95.5%를 기록해 기존 설문조사(민감도 80%, 특이도 77.3%)보다 정확도가 높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향후 치매에 걸릴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도 개발됐다. 지난 달 캐나다 맥길대학 정신건강연구소 중개신경영상 실험실 연구팀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증세가 나타나기 2년 전에 8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프로그램(ADNI)이 보유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273명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 자료로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치매를 예측하게 만든 AI를 개발했다. PET는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 표면의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증가를 포착할 수 있는 유일한 영상기술이다. 이 AI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치매로 이행된 환자를 증세가 나타나기 2년 전에 84% 정확도로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포함한 장노년층의 기억력과 주의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도 있다. 한독이 인수한 기능성 원료 기업 일본 ‘테라밸류즈’가 개발한 테라큐민은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강황)에서 추출한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성분으로 낮은 체내 흡수율이 단점인 커큐민을 0.0005mm 서브마이크론 입자 형태로 바꿔 흡수율을 약 28배 개선시켰다. 테라큐민은 커큐민의 낮은 체내 흡수율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노년층의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며 이미 해외에서는 주목 받고 있는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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