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과학]생활 속 측정표준을 알자
뉴스종합| 2017-11-02 09:02
- 반도체 산업발전 견인차 ‘측정표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메모리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1983년 당시에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매우 컸지만 불과 30여년의 짧은 기간 안에 세계 정상급에 올라설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삼성전자는 이미 1992년부터 일본 업계를 제치고 D램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1위에 올라섰고, SK하이닉스도 정상급 반도체 업체로 거듭나 세계 반도체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형국이다.

표준연 표면분석 연구팀이 반도체 박막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반도체 생산은 웨이퍼에 얇은 박막을 입힌 후 그 표면에 식각과 산화, 증착, 배선 등 다양한 공정을 통해 이뤄진다. 박막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면 반도체 성능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두께가 균일하고 정확하게 인증된 인증표준물질(CRM)을 통해 검사 장비를 교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검사 장비가 부정확하게 교정될 경우 수십~수백만 개의 반도체 칩을 폐기해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반도체 소자 제작 공정은 매우 정확하고 신뢰성있게 제어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초박막 두께측정법 확립, 표준화된 두께측정절차 및 두께측정 CRM이 요구된다.

반도체 생산초기 업체들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로부터 반도체 산업용 박막두께 CRM을 공급받아 사용했다. 하지만 한번 교정받으려면 최소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될까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996년 반도체 산업용 CRM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업체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외부 기관에 측정을 의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술유출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체 스스로 공인된 측정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표준연 김경중 박사팀은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반도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노미터 산화물 박막두께를 인증하는 상호보정법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업체 스스로 산화물 초박막의 두께를 인증함으로써 기술유출 걱정 없이 정확하고 정밀하게 산화물 초박막의 두께를 제어할 수 있다.

[도움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