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다 같은 소금이 아니다…김장엔 역시 천일염!
라이프| 2017-11-13 11:01
미네랄 풍부한 국산소금, 맛·저장성 뛰어나고 배추 무름 막아
수입소금·정제염에 비해 품질 월등하고 가격 부담도 적어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들의 손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4인 가족 기준(배추 20포기)으로 김장에 주로 이용되는 농수산물 13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김장비용은 전통시장은 22만5155원, 대형 유통업체는 23만732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6.3%, 11.2% 하락했다.

양념으로 쓰이는 소금도 다른 재료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하락했다. 소금은 전체 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김장을 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구입해도 소금 선택을 잘못하면 김치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소금을 선택할 때는 가능하다면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금이 맛과 저장성 좌우=김장 김치 재료를 마련할 때, 배추 무와 같은 주재료는 물론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양념 선택엔 신중을 기하면서도 소금 선택에는 생각보다 무심한 경우가 많다.

김치는 전통 발효 식품으로 소금에 절인 채소에 젓갈과 양념을 혼합해 만든다. 김치의 경우 장기간 저장해 먹는 식품으로 ‘저장성’이 핵심이다. 김치의 저장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의 품질이 김장 김치의 맛과 저장성을 좌우한다.

김장 김치의 맛과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산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품질 좋은 국산 천일염을 김장에 사용해도 전체적인 김장 비용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치 한 포기를 담글 때 필요한 소금은 평균 약 300g이다. 4인 가족 기준, 20포기의 김치를 담글 때는 약 6㎏의 소금이 필요하다.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고급 국산 천일염은 ㎏당 약 3000원이다. 중국산 천일염 가격은 국산의 약 60% 수준이다.

4인 가족 김장 시 필요한 소금을 국산 천일염으로 구매할 경우 약 1만8000원이며, 중국산으로 구매할 경우 약 1만 800원의 비용이 든다. 가격 절감을 위해 김장에 필요한 소금을 저가의 중국산으로 구입한다 해도 김장 비용의 차이가채 만원도 나지 않는다.

가격 차이는 적지만 국산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갔을 때는 김치의 맛이나 저장성이 뛰어나다. 특히 최근에는 천일염 산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산지에서 운영하는 직거래몰이나 전통시장 등을 이용하면 품질 좋은 천일염을 더욱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소금은 오래 저장하고 간수를 빼면 맛이 더욱 좋아지므로 요즘과 같이 가격이 저렴할 때 대량으로 구입했다가 두고 두고 간수를 빼 ‘나만의 소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선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 품질 좋은 천일염을 실시할 수 있도록 천일염 이력제를 시행 중이다.

천일염이 김치의 연화작용 막는다=김치의 시작은 소금이다. 김치를 담글 때는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 중요하다.

다듬은 배추의 밑동에 칼집을 넣어 반으로 자른 뒤 소금을 뿌리거나 소금물에 절인다.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낸다. 이는 소금의 삼투압 작용을 이용한 것으로 채소 안에 있는 수분을 탈수하고 적당한 염도를 둬 간이 베이도록 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채소의 풋내가 제거되고 김치가 물러지게 하는 잡균의 번식을 막는다. 또한 젖산균이나 효소가 생육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김치가 알맞게 숙성된다.

이 때 천일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일염은 수입산 저가 소금이나 정제염과 달리 칼슘, 칼륨 등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미네랄은 젓갈·김치·장류 같은 발효 음식의 풍미(향·맛)를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김치가 무르는 연화작용을 방지하는 데에도 천일염의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 연화작용은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나타나는 효모에서 분비된 효소에 의해 채소류의 세포벽과 펙틴 물질이 분해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천일염에 함유된 칼슘 등 무기질은 펙틴과 결합해 연화작용을 방지해준다. 천일염으로 배추를 절여 김치를 만들면 아삭한 김치의 식감을 더욱 오래 유지하게 된다.

천일염은 가격 대비 김치의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간혹 정보 부족으로 수입산 소금을 국산 천일염으로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다. 심지어 수입산 저가 소금과 식용 소금을 섞어 팔아 소비자의 건강이 위협 받는 사례도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 품질 좋은 천일염을 신뢰 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천일염 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천일염 이력제는 천일염의 생산지역·생산자·생산년도를 기록해 소비자들이 국산 천일염을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력제로 관리되는 천일염에는 고유의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해 번호가 표시된 귀표를 부착하는데, 소비자는 구입하고자 하는 천일염의 생산 정보를 PC나 휴대폰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천일염의 생산 정보는 홈페이지(http://salttrace.nfqs.go.kr)에 접속해 고유번호를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천일염 생산 이력 조회’ 애플리케이션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국산 천일염 구매 의사가 있음에도 정확한 정보를 몰라 수입산 소금을 국산 천일염인줄 알고 잘못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며 “천일염 이력제 인증 라벨을 확인한다면 품질이 좋은 국산 천일염을 쉽게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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