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카드뮴 노출 신체기능 감소시켜…50세 이상 역학조사 결과
뉴스종합| 2017-11-13 12:22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적은 농도의 카드뮴 노출로도 신체 기능이 감소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최윤형 교수 연구팀이 카드뮴에 많이 노출될수록 보행속도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13일 밝혔다.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은 대기오염, 담배연기, 어패류·곡류·야채 등의 섭취를 통해 노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활환경 속의 카드뮴 노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정 환경에서 카드뮴 중독이 만성 대사성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는 많지만, 일상에서 노출된 카드뮴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카드뮴은 주로 담배연기, 대기오염, 식품섭취 등의 경로를 통해 노출된다.[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3671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자료를 연구한 결과, 혈중 카드뮴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보행속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은 상위 20%의 사람들은 하위 20%에 비해 보행속도가 초당 0.18피트(1분당 3.3미터(m)) 가량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년간 노화됐을 때의 보행속도 감소에 상응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카드뮴이 운동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기존 동물실험을 통해서도 확인했다. 카드뮴에 노출됐을 때 운동신경시스템이 손상되고,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증가된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기능 약화를 일으키고 결국 신체기능의 감퇴를 가속화해 보행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장년층에게 카드뮴 노출이 보행속도를 감소시키는데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제공=한국연구재단]

최윤형 교수는 “이 연구는 혈중 카드뮴 농도와 보행속도의 관련성에 대한 최초의 역학연구”라며 “국민건강을 위한 환경보건 정책 결정에서 활용된다면 운동기능 감소와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2018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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