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김동연 취임 6개월]‘패싱’ 논란 넘어 명실상부 경제사령탑으로…경제상황 ‘호전’, 리더십 ‘탄력’
뉴스종합| 2017-12-11 07:12
근면ㆍ성실, 진솔한 소통능력, 확고한 경제철학 강점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그는 취임초 대선캠프 출신의 ‘실세’들에 밀려 주요 정책 결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김동연 패싱(건너뛰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특유의 근면ㆍ성실과 진솔한 소통능력, 확고한 경제철학 등 3박자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경제사령탑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를 넘을 것이 확실시되는 등 여건이 호전되면서 사회 저변의 경제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또 소득주도 성장을 이끌 429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도 국회를 통과해 경제수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거치며 지난 6월 12일 취임했지만, 취임식 행사를 사흘씩이나 미룬채 맨먼저 국회로 달려가 추경예산안 통과와 경제정책에 대한 여야의 협조를 구하면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상황은 그만큼 엄중했다. 저성장은 고착화됐고 양극화와 청년취업난에, 6개월여의 탄핵정국으로 공직사회는 이완될대로 이완돼 정책 공백 또한 심각했다.

12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초기의 ‘패싱론’을 뛰어넘어 이젠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초기인 지난 6월 21일 김동연(가운데) 부총리가 장하성(왼쪽)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위원장(오른쪽)과 회동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 DB]

그는 지휘봉을 잡자마자 ‘킹핀경제론’, ‘일자리 중심의 선순환 경제생태계’, ‘소득주도성장론’ 등을 화두로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했다. 하지 여건은 녹록치 않았다. 소득주도성장론은 검증되지 않아 경제학원론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청와대 참모와 내각이 강성 이미지의 학계 및 정치권 출신 인사들로 채워져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기에 버거워보였다.

‘패싱론’은 ‘김동연 굴욕’의 정점이었다.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 대상의 ‘부자증세’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면서 구체화했다. 핵심 정책은 청와대와 당이 결정하고, 경제부총리의 역할는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며 실행하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 DB]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회동해 ‘컨트롤타워=부총리’임을 확인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으나 반응은 시원찮았다. 취임 1개월만에 입술이 부르트고 눈병까지 나는 등 정신적ㆍ육체적으로 고비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김동연의 진가’는 이때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주변 상황에 굴하지 않고 형식적인 회의 대신 현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사회 각계각층과의 진솔한 만남,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소득주도성장, 사람중심 투자,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철학을 확산시켜 나갔다. 각 부처 장관과의 토론으로 현안에 대한 컨센선스를 이룬 다음, 해당 부처 주도로 정책을 추진토록 자율성을 부여했다.

역대 정권들이 넘지 못한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기 위해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등 7개 종단 및 단체 대표들을 직접 찾아가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현정부와 일정한 선을 긋고 있는 재계 등 기업인과도 적극 만나 의견을 청취하며 의구심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넓혀 나갔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도 국회 밖에서 정치권을 성토하지 않고 여야 지도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를 통해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입지도 단단해져 갔다. 현안에 대한 일치된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팀이 하나돼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우려, 중국의 사드 보복과 통화스와프 연장 등 난제도 뛰어넘었고, 수출 호조로 경제상황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줄이는 대신 일자리와 복지 등 인적 투자를 확대하는 소신을 확실히 담아냈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고, 개혁엔 더많은 시간과 고통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경제는 더욱 강력한 ‘김동연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