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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해피 키친 노짜증" 강호동의 리얼리티예능 적응방식
엔터테인먼트| 2018-01-02 12:22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방송인 강호동은 2017 연예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지상파 예능을 하지 않고 있고,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JTBC ‘한끼줍쇼’, ‘아는형님’과 tvN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에는 시상식이 없다.

하지만 그는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70년생인 강호동이 예능 생태계에 새롭게 적응한다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강호동이 듣기 싫어하는 말 3종세트인 “구식, 감 떨어졌다, 눈치 꽝’이 이제는 이 자체로 웃음 유발 기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강호동은 어떻게 관찰예능 시대를 적응했을까? 진행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는 예능MC 스타일을 어떻게 버렸을까? 과거 극복 프로젝트 첫번째 무대는 ‘한끼줍쇼‘다.

사실 강호동은 100% 리얼리티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아니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의 캐릭터 위주 플레이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한끼줍쇼’는 강호동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이를 통해 이경규와 새로운 예능 조합을 보여주었고, 리얼한 상황과 돌발 상황에 좀 더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법을 키워나갔다.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이라는 리얼리티물에서는 실제로 손님들이 몰려오면서 멤버들이 멘붕을 일으키자 강호동이 “행복한 강식당이에요” “노 짜증 해피 키친” “바쁠수록 미워하지 말자. 서로”라고 입으로 평화를 말한 건 귀에 쏙 들어왔다.

이는 강호동이 지금까지 하지 않는 말인데다 리얼했기 때문이다. 리얼한 상황에 대처하는 강호동의 새로운 스타일이다. 화를 참으면서도 재미있게 하려는 두가지 생각을 동시에 달성시킨 듯하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리얼리티가 얹혀지면서 나온 현상이기도 하다.

리얼리티 예능은 웃음으로 서열을 가리는 게 아니다. 웃음만으로 본다면 ‘신서유기’나 ‘아는 형님’의 탑(메인)은 이수근이다. 하지만 이수근은 윤활류 역할이다.

강호동은 빵빵 터지는 웃음은 아니어도 전체를 끌고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고있다. 전체를 보며 팀을 운용하는 이 역할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다만 과거에는 맏형, 큰형 이라는 캐릭터를 지닌 채 센터에 서 진행까지 겸하는 모양새였다면 지금은 자유 포지션에서 좀 더 자연스럽게 리얼한 토크를 주고받는 양상으로 진화했다. 과거에는 동생들이 ‘큰 형’ 강호동에게 “올드한 스타일”이라고 했을때 캐릭터식 대응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상황을 많이 벗어난 것 같다.

강호동이 이경규와 함께 하는 ‘한끼줍쇼’를 선택한 자체가 어느 정도 위기 상황에서 나온 것이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의 위계질서를 버렸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는 형님‘에서도 강호동은 기존의 관계가 아닌 김희철과 민경훈과의 케미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야 새로운 게 나온다. 강호동에게 이 일련의 과정이 리얼리티물에 적응하는 과정이지만, 이제 강호동이 리얼 예능에 감을 잡은 것 같다. 그래서 강호동이 올해에 펼칠 리얼예능에도 기대가 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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