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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 박서형 서각작가, 조형미 갖춘 서각 작품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과 소통해
헤럴드경제| 2018-01-03 16:25

[헤럴드 경제]서각은 다양한 종류의 글씨를 나무에 새겨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인해 작가에게나 대중에게나 통상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각에는 단지 글씨를 새기는 서각(書刻)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서형 작가는 서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룩함과 동시에 조형적인 미를 갖춘 다수의 작품들을 발표하여 각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끊임없는 예술에 대한 고민으로 얻어낸 치열한 사유의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미술의 길을 가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현봉 박서형 작가는 목수였던 할아버지와 한학(漢學)을 공부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던 박 작가는 단면적인 것보다 입체적인 심상을 얻어낼 수 있는 나무의 다채로운 매력에 푹 빠져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석강 윤환수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이것이 그를 서각의 길로 인도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서각에 눈을 뜬 박 작가는 서예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박 작가의 작품은 수많은 서각 작품들 속에서도 매우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각을 하는 많은 작가들이 ‘자필자각’을 중시하며 자연스러운 글씨를 추구하고 있다. 반면 박 작가는  각 작품을 통해 순수한 조형미를 추구하고 단순히 글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조각 자체에 더욱 집중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올해로 14년 째 서각의 길을 가고 있다는 박 작가는 소재가 되는 나무 자체에 대한 탐구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인 <정중동>은 글자에 동을 녹여 넣고 독특한 색감을 강조한 덕분에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 작가는 현재 들무새각연회의 회장이자 대표로서 지역 작가들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들무새각연회는 윤환수 선생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단체인데, 지난 2004년 창립되어 해마다 1회씩 회원전을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적인 인프라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지방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대관을 하는 것도, 또 그만큼의 수익을 내는 것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아직도 국내 미술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 올해 개최될 들무새각연회의 제14회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개인전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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