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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정치권 확산조짐, 한국당은 ‘침묵’…탁현민 논란 때와 대비
뉴스종합| 2018-01-31 11:11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피해 폭로로 한국판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의원도 비슷한 경험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며 미투 운동에 동참했고 당 소속 여성 의원들도 단체 운동에 나섰으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도 서 검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서 검사의 사건을 무마한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 미투(MeToo)’는 “나도 성폭력을 당했다”며 피해 경험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상황은 지난해 5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임용당시 ‘여성비하’ 저서로 논란이 될 당시와 대비돼 주목된다. 당시 한국당은 탁현민 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민주당의 여성 의원들의 침묵을 비판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논란이 된지 한 달 뒤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지난 30일 민주당 여성의원 10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검사의 고백은 그동안 말하지 못하지 못해왔던 수많은 여성들에게 위로와 격려, 용기를 가져왔다”며 “‘정의구현’을 내세우며 성범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검찰 조직이, 성범죄 의혹을 덮고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남용했다는 사실이 참담하며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법조계 내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검찰조직의 각성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재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경험을 암시하는글을 올리며 “사실은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며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 사실은 #MeToo”라고 적으며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서지현 검사의 주장에 깊은 공감과 함께 다시 한 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지지했으며, 바른정당과 정의당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이에 대한 어떤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의 대변인 중 한 명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에 관한 논평을 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은 통화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지만 동료 의원이 기사에 나오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서지현 검사의 주장만 나온 상황이며, 아직까지 실체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미투 문제에 대한 대응은 지난해 탁현민 행정관의 여성비하 논란 때와 비교된다. 한국당은 지난 바른정당, 국민의당과 함께 탁 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한국당 여성의원들은 다른 야당 여성 의원들과 함께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침묵을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논란이 불거진지 한달 뒤, 부적절한 행동에 조치가 필요하다며 청와대에 입장을 전달했다.

탁 행정관은 자신의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등의 표현으로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다른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 실린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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