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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피부색·나이 초월한 동계올림픽, 고정관념을 깨다
엔터테인먼트| 2018-02-05 13:49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가볍고 날래야만 좋은 기록을 낸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가진 나라만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 모두 스포츠에 대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썰매 종목의 선수들은 일부러 몸을 불린다.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좋은 기록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는 8개국이 12명의 선수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보냈다.
여자 봅슬레이 종목 선수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살 찌워야 기록 잘나와요” 봅슬레이 선수들의 남다른 고민= 봅슬레이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트랙 위를 썰매가 질주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의 몸이 앞뒤로 끄떡거리는 모습을 모습을 뜻하는 ‘봅(bob)’과 ‘썰매(sled)’가 합쳐진 이름이다.

봅슬레이 선수들은 일부러 체중을 불리기도 한다. 선수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가속도도 빠르게 붙고, 그만큼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는 지난달 31일 우리나라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인터뷰에도 잘 나타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은 김유란과 브레이크맨 김민성(24), 신미란(26) 3명이 출전한다.

우리 선수들은 해외 선수들에 비해 적은 체중 탓에 몸무게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했다. 김유란은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통해 “체중 불리는게 가장 힘들었다. 처음과 비교해 20㎏ 가까이 늘었다”며 “체중을 이겨내고 뛰는게 부담이 많아 힘들었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었기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고 자기전까지 계속 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37살 차이나는 출전선수들= 평창올림픽의 최고령 선수는 캐나다 컬링 대표팀의 셰릴 버나드다. 버나드는 1966년생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버나드는 2014년 은퇴를 선언한 뒤 방송국에서 컬링 중계 분석가로 일하다가 2016년 복귀해 지금에 이르게 됐다. 1991~1992시즌부터 줄곧 스킵을 맡아왔다.

그렇다면 최연소 선수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년도 7월1일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이 돼야 한다는 나이 제한 규정에 따라 2002년생이 최연소 출전 기록을 차지하게 됐다. 평창 올림픽에 참여한 만 15~16세의 선수들은 총 6명이 있다. 러시아 여자 피겨 싱글 알리나 자기토바가 2002년생이다. 한국의 피겨 선수 김하늘도 같은 해에 태어났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경기장에서 두 종목이? 아이스아레나의 비밀=동계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종목은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가 펼쳐지는 곳은 강릉 아이스아레나, 바로 한 곳이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혀 다른, 두 경기를 최상으로 치루기 위해선 빙질의 관리가 최우선이다.

쇼트트랙은 피겨스케이팅 빙질과의 빠른 호환성이 중요하다. 쇼트트랙의 빙판 두께는 3㎝, 최적온도는 영하 7도다. 피겨스케이팅에 비해 두께는 얇고 조금 더 단단한 빙질이다. 피겨스케이장 얼음의 두께는 5㎝에 이른다.

이를 위해 강릉 아이스아레나에는 최첨단 제빙 시스템이 갖춰졌다. 피겨스케이팅에 적합한 영하 3~4도의 얼음과 쇼트트랙에 맞는 영하 7도의 얼음으로 빙면 컨디션을 3시간 내에 바꿀 수 있다. 빠른 냉각을 위해 150 RT(냉동 톤)의 냉각기 3대도 운영된다. 더불어 레벨 오차 3.5㎜에 불과한 균일한 빙면 두께까지 유지한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총 1만2020석이다. 빙상경기장 최초로 관람석 온도 15도, 습도 40% 유지 공조시스템 구축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
나이지리아의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더워야만 동계스포츠를 즐기나?=동계올림픽과 거리가 먼 ‘검은 대륙’에서도 8개 국가가 평창올림픽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많은 숫자(?)를 파견한 건 나이지리아다. 여자 봅슬레이에 2명, 여자 스켈레톤에 1명 등 총 세 명을 파견한다. 봅슬레이 2인승에는 세운 아디군(32), 아쿠오마 오메오가(27)가, 스켈레톤에는 시미델레 아데아그보(36)가 출전한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선수는 가나 출신 아콰시 프림퐁이다. 남자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그는 가나 태생으로 8세 때 네덜란드로 이주한 입양아 출신이다. 프림퐁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5만7000달러(약 6000만원)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해달라고 했다. 미국 유타 주에 있는 현대자동차 대리점인 ‘머독 현대 머레이’에서 자동차를 후원해 훈련과 대회 출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동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알파인 스키 여자경기에 미아리티아나 클레르크(16)가 출전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출생했지만, 프랑스로 입양돼 자란 클레르는 모국으로 돌아와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뛰게 됐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도 2명의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토고는 알파인 스키 여자경기와 크로스컨트리 여자경기에 2명을 파견했다. 아프리카 동북부 홍해 연안의 소국 에리트레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에서도 각각 1명을 알파인 스키 여자종목에 출전시켰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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