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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다음 올림픽 기약 없는데’…평창에 뜨지 못한 비운의 스타들
엔터테인먼트| 2018-02-06 14:00
-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 ‘설상 최강자’ 비에른달렌 출전 좌절
- 알파인 스키 경성현은 올림픽 무대 넘고도 출전 무산돼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4년에 한 번 열리는 ‘꿈의 무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20년 간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지만,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고 해서 반드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은 선수 생활 중 다시 돌아올지 모를 기회를 놓친 비운의 동계 스포츠 스타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33ㆍ한국명 안현수)도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등 ‘쇼트트랙 황제’로 불리지만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볼 수 없게 됐다. 금지약물에 연루됐다는 의혹 때문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빅토르 안.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가 제출한 평창 올림픽 참가 명단 500명을 조사해 러시아 선수 111명에 대한 출전 불가 판정을 내렸다. 빅토르 안도 이 가운데 포함됐다. 빅토르 안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뒤늦게 IOC가 추린 올림픽 출전 불허 명단에 포함되며 구제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회를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빅토르 안의 꿈은 이렇게 무산됐다.

설상 종목의 최강자, ‘바이애슬론의 황제’라고 불렸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4ㆍ노르웨이)도 세월의 흐름에 무릎을 꿇었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지난 소치 올림픽까지 총 5번의 올림픽 출전으로 1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끝내 대표팀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평창 올림픽 출전을 위해 IOC 선수위원까지 사퇴했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올림픽에 갈 수 없다는 것이 끔찍하다”며 “분명히 올림픽에 맞춰 예전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파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호주의 토라 브라이트도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고,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 남자 대회전 준우승자인 롤란드 라이팅어(오스트리아)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 선언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간판스타 알렉스 오베츠킨(워싱턴 캐피털스), 시카고 블랙호크스의 패트릭 케인 등도 평창 올림픽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국내에도 아쉽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결단식까지 나섰지만 돌연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황당한 사태를 겪은 경성현이 대표적이다. 경성현은 지난달 말 “평창 올림픽 알파인 종목에는 남녀 2명씩 총 4명만 출전할 수 있게 됐다”는 통보를 받게 되며 올림픽 무대 문턱을 넘어서고도 정작 설원을 누빌 수 없게 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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