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국 대표팀의 레드먼드 제라드(18)가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13일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이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개막 5일째인 이날까지 스노보드 종목 금메달 3개 중 2개가 10대에게 돌아가게 됐다.
13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 공중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유독 스노보드 종목에서 10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것에 대해 ‘이 종목이 위험을 감수해야 점수가 잘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겁이 없어야’ 스노보드를 잘 탈 수 있다는 것이다.
BBC 해설가 에드 리는 “경험을 갖추면 확실히 유리한 점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늙은 선수들은 어린 선수들처럼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리는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 중 몇몇은 13세 정도”라며 “이들은 환경만 뒷받침된다면 놀라운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는 현재 세계 최고의 여자 선수가 클로이 김이 아닌 일본의 13살 스노보더 무라세 고코모라고 지목했다. 무라세가 15세 미만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나이 제한 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출전했다면 클로이 김을 넘어섰을지도 모른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리는 또 클로이 김이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나이 제한 룰 때문에 불참했던 것과 관련, 당시 클로이 김이 출전했다면금메달은 그의 차지였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레이먼드 제라드 역시 이미 10살 때 최고 수준의 성인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을 통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는 “13살짜리를 올림픽 무대에 서게 하는 것은, 어린이가 연습용 카트를 잘 탄다고 포뮬러원(F1) 차를 몰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했다.
그는 “깃털처럼 가벼운 10대 아이가 점프하면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다칠 위험이 있다”라며, 스노보드에서 ’경험‘은 ’젊음‘만큼 강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무시 못 할 덕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강풍 속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여자 슬로프스타일 금메달은 많은 경험을 쌓아온 26살의 베테랑 선수 제이미 앤더슨(미국)에게 돌아갔다. 리는 “스노보드에서도 때로는 안전을 위해 스스로 성숙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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