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차기 사장 선임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측에 전달했다. 다음달 진행되는 KT&G 주주총회에서는 백복인 사장의 선임이 결정될 예정이었다.
백 사장 선임은 KT&G 내외의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백 사장은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분식회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前) 임직원들은 백 사장을 검찰에 고발까지 했고, 금융감독원도 이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백 사장이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도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달 31일 사장 공모 공고가 나온 후 지원서 접수는 2일만에, 서류심사는 1일만에 끝났다. 면접도 하루 진행한 후 후보로 백 사장을 결정했다. 4일만에 최종 후보를 결정짓는 등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의 속도로 진행됐다.
사장 후보 지원 자격도 지난번에 외부로까지 문을 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ㆍ현직 전무 이사와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인사로만 한정지었다. 사장 후보로 지원한 이는 백 사장까지 총 3명이었고, 이 중 1명은 자격 미달로 탈락해 2명의 후보 중 결국 백 사장이 최종 후보가 됐다.
이 같은 ‘속전속결’식 사장 후보 선정에 기업은행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은은 KT&G 지분을 6.93% 보유해 국민연금(9.09%) 뒤를 잇는 2대 주주다.
기업은행은 “(백 사장이)검찰에 고발됐고 금감원의 감리를 받는 상황이어서 자칫 최고경영자(CEO) 공백 상태가 올 수 있어 사장 선임안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사추위에 전했다”며 “이번 사장후보 선정 절차도 상식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이사회의 이사 수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 등 8명에서 사외이사 2명을 추가하자는 주주제안을 내놓으면서,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KT&G가 우리가 추천한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외이사로 내세우겠다고 하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추위에 협조를 요청했으니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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