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입 규제안 영향
포스코 등 관련주 일제히 약세
美수출비중 낮아 충격 제한적
국내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순항하던 철강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발 악재 탓에 철강주가 당분간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세아제강 등 미국 수출비중이 큰 ‘강관’ 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국 수출 비중이 이미 낮아진 만큼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걸로 점쳤다.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안 영향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관련주가 조정받고 있다. 특히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세아제강을 비롯해 동국제강, 휴스틸 등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강판과 현대제철은 19일 장초반 각각 26만750원, 5만7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한국 등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규제 권고 등을 담은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여파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당분간 철강업체들의 주가 조정이 예상되지만, 그 여파가 크고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 미국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큰 한국 강관업체들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이 주가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량은 2016년 8월 주요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 이후 감소해 왔기에, 상기 조치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투자증권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철강 수입 규제가 한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전 세계 철강 가격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현욱 연구원은 “무역확장법 232조로 미국 이외 철강업체들에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국 철강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이미 낮아져 있어 강관을 제외하고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량은 356만t으로 전체 철강 수출의 1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관을 제외하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2015년 291만t에서 지난해 143만t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2001년 미국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사례에 비춰봤을 때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철강 내수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