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언맨 마스크 낀 윤성빈, 썰매 위 ‘아이언맨’으로 불려
- 女 컬링 팀은 별명만 여러 개…팀원 애칭도 이색적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합법적 병역 브로커’, ‘아이언맨’, ‘스테이크’, ‘얼음공주’.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 단어들의 정체는 바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별명이다. 22일로 대회 막바지에 접어든 평창 올림픽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선수들의 이색 별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의 주인공은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 선수다. 이승훈은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러시아와 캐나다 등을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당시 같은 팀이었던 김철민, 주형준은 미필이었고, 은메달 획득과 동시에 병역 면제를 받게 됐다.
지난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윤성빈이 태극기를 들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해에도 이승훈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빙속 남자 팀추월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함께 출전한 김민석의 병역 면제를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훈은 21일 남자 팀추월에서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하며 막내 정재원의 병역 면제를 도왔다.
‘아이언맨’은 평창 올림픽 스켈레톤 윤성빈의 별명이다. 평소 영화 ‘아이언맨’의 팬이었던 윤성빈은 지난해 10월부터 아이언맨 캐릭터의 갑옷 마스크와 동일한 디자인의 헬맷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그의 별명도 아이언맨으로 굳어졌다. 아이언맨의 연출자 존 파브로 감독은 그가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윤성빈의 사진과 함께 “아이언맨이 빙판에 등장했다”라고 게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김경애·김선영·김영미·김은미 등 팀원 전원이 김(金) 씨라 ‘팀 킴(Team Kim)’으로 불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김영미 선수로 인해 동생 김경애 선수, 친구 김은정 선수, 김선영 선수 등이 컬링을 시작하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팀 영미’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팀원 전체의 성이 김 씨라 이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이 많은 탓에 김은정은 ‘애니’, 김경애는 ‘스테이크’, 김선영은 ‘써니’, 김영미는 ‘팬케이크’, 김초희는 ‘쵸쵸’ 등의 애칭을 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MJ’로 불리는 여자 컬링 대표팀 김민정 감독은 “어느 날 함께 아침을 먹다가 별명을 정했다. 그때 먹은 음식이 그 선수의 별명이 됐다”며 “이 별명으로 부르는 외국 선수들도 많다”고 별명 탄생 비화를 전했다.
아울러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의 별명은 얼음 위를 달릴 때나 평소에나 큰 표정 변화가 없다는 이유로 ‘얼음공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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