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사고, 전체 교통사고 입원자의 15.4%
-질본 “봄·가을, 금·토요일, 새벽·밤 발생 많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녹색 보행 신호등이 켜진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중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3일 오전 6시16분께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의 한 횡단보도에 서 있던 중학교 1학년 A(당시 13세) 군은 보행자 신호등이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자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하지만 이때 차량 정지 신호(빨간색)를 무시한 시내버스가 우회전하면서 A 군을 덮쳤다. A 군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보행자 교통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보행자 교통사고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가 하루 1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위 사례처럼 보행자 사고 중 가장 많은 67.2%가 횡단보도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어린이와 노인이 사고를 당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5년 연령별 전체 교통사고ㆍ보행자 사고 후 입원 현황. [자료=질병관리본부] |
2일 질병관리본부의 ‘2011∼2015년 보행자 교통사고 입원 환자 조사 자료’에 따르면 5년간 보행자 교통사고로 총 28만5735명이 입원했다. 입원 환자는 연간 5만7147명, 일간 157명이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자 수의 15.4%를 해당한다.
보행자 사고율은 14세 이하 아동, 65세 이상 어르신 연령대에서 높았다. 연령별 교통사고 입원 환자 중 보행자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4세 이하에서 37.4%, 65세 이상에서 24.3%이며, 80세 이상에서는 36.3%였다. 보행자 교통사고 환자의 입원 기간은 전체 교통사고 평균보다 4∼6일 더 길었고, 65세 이상 환자는 다른 연령대 환자보다 6일 더 입원했다.
손상 발생 요인을 조사하는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 조사(23개 응급실 기록)을 보면 보행자 사고는 3월부터 증가해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여름에는 감소하다가 9∼11월에 다시 증가한다. 특히 각급 학교의 개학 시기(3ㆍ9월)에 증가가 시작됐다.
요일별로 보면 금ㆍ토요일(평균 8432건) 발생 건수가 다른 요일(평균 7207건)보다 보행자 사고가 더 자주 발생했다. 시간대별 사고율을 보면 14세 이하의 경우 오전 9시 이전 등교 시간의 사고 발생률(38%)이 가장 높았고, 65세 이상에서는 오전 6시 이전 새벽 시간(40%)과 오후 6시 이후 저녁(39%)과 밤(43%)에 발생률이 높았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는 횡단보도(67.2%)와 보도(7.9%)였다. 사고 시 상대 차량은 승용차를 포함한 20인승 미만 차량이 가장 비중(78%)이 높았다. 14세 이하에서는 위 사례처럼 자전거에 의한 사고율이 12%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새 학기에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려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며 “학부모와 교사는 어린 학생이 등ㆍ하교 시 예방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꼼꼼히 지도하고, 운전자도 학교 주변에서 반드시 서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ken@heraldcorp.com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준수 사항>
▶보행자
-길을 걸을 때 안전하게 보행자 도로를 이용한다.
-길을 건널 때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멈춘다, 살핀다, 건넌다’는 3가지 기본 원칙을 지킨다.
-야간에는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손전등이나 반사되는 물건을 가지고 다닌다.
-길을 걸을 때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삼간다.
▶운전자
-평소 보행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새벽, 밤 시간대 등 어두운 상태나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는 더욱 주의한다.
-학교 주변(스쿨존)과 같이 어린이ㆍ청소년이 있는 장소에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서행한다.
-속도 제한을 준수하고, 주변에 보행자가 있을 때에는 서행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 등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행동은 삼간다.
자료:질병관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