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르는 선거다. 5일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300일이 되는 날이다. 이번 선거가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은 역시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다. 박원순 시장이 최근 “마음을 정했다”며 출마를 확실시함에 따라 그의 3선이 성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SBS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시장은 30.8%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당 지지자가 생각하는 당내 후보 적합도는 51.8%를 기록했다. 이는 2위를 차지한 박영선 의원(17.8%)을 34.0%p나 앞선 수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고정 지지층이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현 바른미래당 소속)의 출마 여부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후 당과 당원 요구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박원순 시장과는 2011년에 이은 ‘리턴매치’다.
안 전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지지율 5%에 불과한 박 시장을 지원하며 출마를 포기했다. 박 시장은 본선에서 50%를 넘기며 압승을 거뒀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과 안 전 대표 간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최고의 빅 매치가 성사된다.
‘미투 운동’과 당내 결선투표 등도 박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당내 맞수로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민병두, 우상호, 전현희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냈다. 아직까지 위협적인 인물은 없다는 평이지만, 여당 중진 의원들이 대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박 시장의 경선 통과 가능성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 사회 각계를 강타한 이른바 ‘미투(Mee Too) 운동’도 또 하나의 변수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캠프 내부에서 빚어진 성추행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다급히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여성작가 A씨는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던 중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렸다. 캠프 측에서 ‘선거 백서’를 만들어 선거원들을 어떤 식으로든 보호할 방안을 강구한다고 약속했지만, 선거백서는 4년이 지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서울시 직원 내부 게시판에는 직접 겪은 성추행 사례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어느 정당이나 후보든 과거 문제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3선 도전 광역단체장이 많아 권력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지도 관심거리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에서도 구청장들이 잇따라 3선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인 최창식(중구), 박춘희(송파구), 조은희(서초구), 신연희(강남구), 라진구(중랑구) 등 5명의 구청장을 빼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번 민선 7기 구청장 선거에서는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성장현 용산구청장, 박겸수 강북구청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이 3선에 도전한다. 재선까지 포함하면 25명 중 18명이나 된다.
서울의 구청장 중 70대 최고령인 박홍섭(76) 마포구청장과 40대 최연소인 이창우(48) 동작구청장의 3선 및 재선 성공 여부도 관심사다. 박홍섭 구청장은 이번에 3선에 성공하면 무려 80세까지 마포구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번 6ㆍ13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 53조1항에 따라 선거일 전 90일까지 해당 직을 그만둬야 한다. 이제 열흘 뒤면 공무원 등 입후보 사퇴시한이 마감된다. 빅매치, 세대교체, 미투.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