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4륜 ‘H트랙’ 핵심 부변속기
신형 싼타페용 현대차에 공급
로봇이 기준미달 제품 잡아내
불량품 100만대당 1대도 안돼
“독자생존” GM등에 납품 추진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모그룹을 넘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파워트레인의 중추 중 하나인 부변속기는 물론 공작기계, 방산제품 등을 만드는 현대위아는 자체 기술력 강화로 독자생존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최근 출시돼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에는 ‘H트랙(HTRAC)’이라 불리는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AWD)이 들어간다. 드라이브 모드(ECO/COMPORT/SPORT/SMART)에 따라 네 바퀴의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빗길이나 눈길, 빙판길 등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이 시스템은 현대차 최초로 신형 싼타페에 탑재됐다.
이 ‘H트랙’ 시스템의 근간이 바로 현대위아가 만드는 부변속기 제품 PTU(Power Transfer Unit)다.
엔진, 변속기(트랜스미션)와 함께 파워트레인의 중추 가운데 하나인 이 PTU는 현대위아가 전량 만들어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찾은 현대위아 창원공장은 PTU 생산에 한창이었다.
현대위아의 공장자동화(FA) 로봇이 지난달 22일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창원3공장에서 신형 싼타페에 들어갈 부변속기(PTU)를 조립하고 있다. [제공=현대위아] |
6년 만에 돌아온 신형 싼타페가 사전계약 기간(2주일)에만 1만5000대 계약되는 등 돌풍을 일으킨 덕분인지 창원공장의 자동화로봇들은 1분 1초도 쉴새 없이 움직였다.
생산 라인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자동화율이었다.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돼 작업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작업을 관리감독하는 오퍼레이터와 기계가 할 수 없는 작업을 처리하는 인원까지 해서 서너명만이 공장에 있었다.
사진 위에서부터 후륜 기반 전자식 AWD 시스템인 ATC 생산라인 모습. PTU 라인과 마찬가지로 공정 중간중간 자동화로봇이 사진을 촬영해 불량 여부 등을 판단한다. 현대위아 창원3공장에서 조립 중인 부변속기(PTU)를 직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후륜 기반 전자식 AWD 시스템인 ATC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부품. 현대위아가 생산하는 모든 부품에는 QR코드와 로트번호가 새겨져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확한 추적 관리가 가능하다. [제공=현대위아] |
놀라운 점은 공정 중간마다 자동화 로봇이 비전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해 정상 제품과의 비교 작업을 거치는 것이었다. 완성 단계에 다다르면 실제 차량 내에서 구동될 때처럼 부변속기를 돌려 진동 데시벨(DB)도 정밀 측정한다.
사진이나 진동에서 오류가 생기거나 기준에서 미달하면 라인에서 제품을 빼낸다. 이같은 내부 불량 발생률은 제품 100만대 당 20대(20ppm)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 양산돼 나가는 제품의 불량률은 100만대 당 1대(1ppm)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게 현대위아 측의 설명이다.
이봉우 현대위아 차량부품사업본부장(상무)은 “수많은 비전카메라 로봇들이 사진을 찍어 측정하고 진동도 정밀하게 체크하기 때문에 실제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며 “다만 100만대를 만들면 한 두개가 내구성 문제로 파손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신형 PTU는 제품 소재와 열처리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부품 하나하나에 QR코드와 로트번호가 새겨져있는 점도 새로웠다. 이를 통해 만약 제품에 문제가 생길 시 정확한 추적 관리가 가능하다. 현대위아와 현대ㆍ기아차 등은 3년 전부터 세계 최초로 이같은 QR코드와 로트번호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현대위아가 지난 1983년부터 생산한 PTU 제품은 누적 생산량 650만대를 넘었다.
최근에는 생산량도 급증 추세다. 2015년 45만대에서 작년 한해 65만대를 만들었고, 올해는 67만대 이상 생산이 목표다. 현대ㆍ기아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탑재되는 후륜 기반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 ATC 생산라인도 PTU 라인과 거의 비슷한 공정 모습이었다. 자동화 로봇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비전카메라가 오류를 찾았다.
현대위아의 궁극적 목표는 독자생존이다. 성장이 현대기아차 실적에 좌우되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 완성차 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차 목표는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업체다.
이 본부장은 “올해부터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부품인 커플링 제품도 독자생산하게 돼 PTU와 패키지로 묶어 판매가 더 유리해졌다”며 “중국 업체에는 이미 연 4만대를 납품하고 있지만 더 안정적인 북미지역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찾아 다니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