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갑자기 사용 시 관절 손상 위험
-활동 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 필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월이 되면서 날이 풀리자 직장인 김모(38) 씨는 올해 계획으로 잡았던 동네 축구 교실에 등록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뤘던 축구 레슨이었다. 하지만 운동 첫날 들뜬 마음에 무리를 한 김 씨는 이후 며칠 동안 걸을 때마다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한 것이 원인인 것 같았다.
완연한 봄 날씨에 야외 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등산이나 달리기를 하거나 김 씨처럼 스포츠 활동에 참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겨우내 활동량이 줄어들고 충분히 움직이지 않은 우리 몸은 근육이 움츠러들고 혈관이 수축돼 있다. 이렇게 경직된 근육을 충분히 풀어 주지 않고 갑자기 스포츠 활동을 하게 되면 관절과 근육에 손상을 입게 될 위험이 높다.
<그래픽>무릎 건강을 지키는 다리 근육 강화 운동. [제공=고려대 구로병원]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관절 통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매년 3월 15.2%, 4월 4.5%, 5월 2.5%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3월에 급격하게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무릎 스포츠 손상으로는 반월 연골판 파열을 들 수 있다. 반월 연골판은 초승달 모양의 연골판으로,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 안과 밖에 하나씩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배지훈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약 등산이나 꽃놀이 등 무릎관절을 많이 쓰는 야외 활동이나 스포츠 활동 이후 갑자기 무릎이 붓고 잘 펴지지 않거나 구부러지지 않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반월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관절 속에는 전방ㆍ후방 십자인대가 있다. 두 인대는 십(十)자 형태로 엇갈려 있다. 십자인대는 허벅지뼈와 정강이뼈를 잡아줘 무릎 관절이 앞뒤로 많이 흔들리지 않게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농구, 축구, 배드민턴 같은 운동 중에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늦춰 멈추거나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꿀 때 무릎관절이 뒤틀리면서 과도한 충격과 회전력을 받아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퍽 또는 뚝 하는 파열음과 함께 무릎관절 안에 피가 고여 손상 부위가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부상 직후에는 무릎을 잘 구부릴 수 없고 발을 딛기 힘들다. 며칠이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타박상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 파열을 방치하면 활동 시 무릎 관절이 자주 어긋나는 느낌을 받을 뿐 아니라 통증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
스포츠 활동 중 무릎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관 근육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은 하프 스쿼트라는 운동이다. 양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30~40도 구부린 자세로 10~15초 정지한 자세로 유지한다. 이러한 동작을 10회씩 적당한 휴식과 함께 3번 반복하면 된다. 배 교수는 “아침저녁으로 10분씩 시간을 내 스트레칭과 다리 근육 강화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면 건강한 무릎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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