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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AS]봄볕의 역설…‘공짜 영양제’는 쏟아지는데 ‘햇빛 부족 환자’는 매년 증가
라이프| 2018-03-24 10:00
[헤럴드경제 TAPAS=정태일 기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공짜 영양제. 햇빛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4계절 중 특히 봄에만 햇빛의 기운이 늘고 있는 추세다. 봄볕만 잘 쐬도 좋은 영양제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셈이다.
 

TAPAS팀이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를 통해 2012~2017년 계절별 일사량, 일조시간을 조회ㆍ분석한 결과 여름ㆍ가을ㆍ겨울은 들쑥날쑥했지만 봄은 거의 매년 증가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햇빛만 잘 쐬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영양결핍(비타민 D 등)과 우울증의 경우 봄철(3~5월) 환자수는 해마다 늘고 있었다. 

결국 봄철이면 하늘에서 공짜 영양제가 점점 많이 쏟아지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광합성’은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면 봄에 좋은 햇빛을 잘 맞을 수 있을까.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직접 물어봤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Q: 비타민 D 등 영양결핍과 우을증에 있어 햇빛은 어느 정도로 중요한 건가요? 

A: 한국 사람의 비타민 D를 측정하면 90%가 30이 안 돼요. 외국 기준 ‘결핍’이죠. 햇빛을 잘 쬐면 이 레벨을 올리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습니다. 우울증도 직접적이진 않지만 햇빛의 효과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햇빛을 본다는 건 야외활동을 한다는 것인데 이는 우울증 치료의 첫 목표이기도 합니다. 

Q: 햇빛이 우울증에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우울증 환자 중에 수면장애 증상이 흔합니다. 이는 멜라토닌 분비가 잘 안 된다는 건데, 아침에 햇빛을 30분만 쪼여도 14시간 뒤면 뇌의 송과체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활성화됩니다. 최대치가 나올 때가 보통 새벽 2~3시인데 그러면 수면질이 좋아지고 동시에 신체재생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Q: 반면 봄철 자외선 걱정에 차단제를 바르기도 하는데 그럼 햇빛을 제대로 못 쬐는 거 아닌가요? 

A: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비타민 D 합성을 포기해야 하죠. 대신 주사나 영양제로 대체하면 됩니다. 단 차단제를 바르더라도 햇빛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 활성에 도움을 받습니다.

Q: 바쁜 직장인들이 사무실이나 카페 창가서 광합성한다며 시간을 보낼 때도 있는데요

A: 비타민 D 합성을 위한 자외선이 필수인데 이 자외선은 창문을 통과 못합니다. 실내서 할 거면 창문을 열고 직접 쬐야 하고 차라리 나가서 받는 게 훨씬 낫습니다.

Q: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햇빛을 적절하게 받을 수 있을까요? 

A: 우리나라 국민 중 햇빛 알레르기 환자를 5%까지 추정하는데 주 원인이 UV B(자외선 B)입니다. 이런 분들은 억지로 쬐기보다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다른 방법으로 비타민 D를 충전하면서 멜라토닌 활성을 위한 광합성 정도만 하시면 됩니다.

Q: 2030세대들이 햇빛을 잘 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젊은층에 있어 중요한 문제는 수면 시간이 늦다는 겁니다. 늦은 새벽에 자서 늦게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늘피곤해 하는데요, 아침에 좋은 햇빛을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잘 돼 수면질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또 비타민 D는 뼈를 만들고 튼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실내 생활 중심인 젊은층일수록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햇빛을 잘 쬐는 게 중요합니다.

Q: 오전, 낮, 오후 중 어느 시간대에 햇빛을 쬐야 할까요?

A: 수면질 향상을 위해선 아침에, 비타민 D 합성은 낮 이후에 햇빛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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