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안 쓰면 ‘따끔’, 쓰면 ‘답답’…미세먼지 마스크를 어찌하오리까
라이프| 2018-03-25 18:31
[헤럴드경제]차현욱(43ㆍ남ㆍ가명) 씨는 주말만 되면 한강변을 달리거나 자택 인근 산을 오르며 운동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운동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호흡이 빨라질 때 코와 입을 가린 마스크가 무척 답답하다. 그래서 마스크를 잠시 벗으면 시원하다가도 금세 목이 따끔거려와 운동 중에도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고 한다.

이처럼 미세먼지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마스크를 챙기더라도 이동 중에 호흡이 불편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산업용 마스크가 소비자용으로=의학계에서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호흡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아주대 의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미국 흉부학회 가이드라인을 들어 보호용 마스크가 1회 호흡량을 감소시켜 호흡 빈도를 증가시키고, 폐포와 폐에서 환기를 감소시키는 한편 심박출량 감소 등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PM2.5 오염이 50㎍/㎥ 정도만 넘어도 ‘나쁨’으로 규정하고 마스크를 권장한다며 이런 나라는 세계적으로 한국과 싱가포르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5일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핑크런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마스크를 쓴 채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미세먼지는 입자크기가 매우 작아, 기존의 일반 마스크로는 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회자되면서 산업장에서노동자들이 쓰던 산업용 마스크(respirator)가 일반 소비자용이 됐다고 꼬집었다.

▶발암물질을 그냥 흡입하라고?=반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가 폐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유럽 9개국 30만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논문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또 일반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관에까지 침투해 복잡한 염증 반응에 의해 혈관에 손상을 줘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확한 마스크 사용법에 대한 목마름=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황사, 미세먼지 등 방지책으로 KF80, KF94, KF99 등 보건 마스크를 인증하고 있다. 이들 마스크는 0.4~0.6㎛ 크기 미세입자를 80~99% 이상 걸러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선 성능 좋은 마스크만 쓰는 것이 최선의 대책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앞선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 및 정책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하지원 에코맘 대표는 “미세먼지 발생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선택기준과 올바른 사용방법의 안내가 부족하다”며 “어린이를 위한 적절한 마스크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