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aT와 함께하는 글로벌푸드 리포트]‘내추럴’도 거부한다…까다롭고 엄격한 美 소비자
라이프| 2018-04-09 11:48
자연식, 건강식의 상징과도 같았던 ‘내추럴’ 문구가 미국 식음료 제품에서 사라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보다 까다롭고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미국에서 출시된 식음료 신제품 중 ‘올 내추럴’(All natural) 등 ‘내추럴’ 문구가 들어간 제품의 수는 2013년 2132개에서 2017년 1065개로 5년간 무려 51%가 줄었다. 감소세가 두드러진 제품군은 소스, 양념류다. 2013년 354개에서 지난해 104개로 무려 70%가 줄었다.

‘내추럴’ 문구는 미국 식품업계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며 판매 증가를 가져온 1등공신이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었다.

이 표기에 대한 논란은 불명확한 정의 때문에 시작됐다. 식품 제조사들이 ‘내추럴’의 의미를 자발적으로 해석하며 ‘내추럴’ 표기는 남발됐다. 1996년 단 2개에 그쳤던 내추럴 표기 상품은 2008년 무려 1300개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모호한 기준에 대한 논란이 확대됐고, ‘내추럴’ 표기가 소비자들을 호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제조사들은 과대 광고로 피소된 사례가 늘었다. 밴엔제리, 켈로그, 펩시코, 캠벨수프가 대표적이다.

뚜렷한 기준이나 근거 없이 쓰인 ‘내추럴’ 문구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추락했다. 포나 인터내셔널(Fona International)의 설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0%는 식품 라벨의 ‘내추럴’ 표기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8%는 ‘보존료 무첨가’(no preservatives)를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내추럴’에 대한 FDA의 정의는 여전히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찾아나섰다. 제 3의 인증기관에서 증명한 ‘인증마크’ 제품들이 인기다. 특히 USDA 유기농 인증을 비롯해 Non-GMO와 글루텐 프리, 코셔 등의 신제품이 크게 늘었다. 민텔에 따르면 2016년 신제품 중 코셔 인증을 받은 제품은 8985개에서 2011년 5606개로 늘었다. 글루텐 프리는 2011년 1994개에서 2016년 6123개로 증가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미국 식품업계에선 내추럴은 물론 ‘클린’(clean), ‘헬시’(healthy) 표기에 대한 지적과 논란도 커지고 있다”라며 “건강과 천연재료를 셀링포인트로 내세운 국내 제조사들은 미국 식품업계의 움직임과 소비자 선호도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도움말=박지혜 aT 미국 LA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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