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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요양원 ‘3시간 인질극’ 범인, 5년전 건물 거주…“노숙인 대책 세워라”(종합)
뉴스종합| 2018-04-16 15:24
-한 빌딩 내 요양원 사무실서 인질극 발생
-오전 10시께 남성 신모씨 흉기들고 난입
-며칠 전 건물 찾아와 ‘튀김’ 등 분식 전달하기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마포구 주택가 중심에 위치한 요양원 사무실에서 인질극이 발생했다. 범인은 5년 전 이 건물에 거주했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 전에도 이곳 요양원을 찾아와 사회복지사들에게 튀김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6일 오전 10시24분께 마포구 공덕동 주택가에 위치한 S요양원에 무직자 신모(62) 씨가 난입해 인질극을 벌였고, 오후 1시 10분께 범인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신모씨가 오후 1시 10분께 경찰에 체포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경찰 관계자는 “한 남성이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사무실로 난입했다”면서 “사무실로 이어지는 방에 직원 두 명이 있었고, 직원들은 문을 잠그고 대기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신 씨는 “노숙인 관련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고위 관료를 만나게 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이날 떡과 주장이 담긴 유인물을 가지고 사무실에 난입했다. 그는 피해여성들에게 “떡을 먹으며 유인물을 봐 달라”고 요구했고, 나가달라는 요청에 문을 잠구고선 “죽여버리겠다”고 중얼거렸다.

사무실 내부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신 씨 가방속에 있는 칼을 보고 문을 잠근 뒤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가 범행을 벌인 요양원 모습. [건물관계자 제공]

이날 현장에는 서울청 위기협상팀이 출동했으며, 경찰특공대도 진입해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남성과 협상을 시도하는 한편, 외부에 사건을 알리는 것을 자제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질과 협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보도되면, 이런 식의 주장(인질극)이 효과가 있다는 오해를 피의자에게 줄 수가 있다”면서 “또 피의자를 자극해 돌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경찰 특공대 병력을 대기시키며 인질을 회유하려고 노력했고, 침착한 대응 끝에 상황을 종료할 수 있었다.

당시 건물에 있던 직원들은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압적인 상황은 아니었으며, 칼을 들고 들어온 것도 처음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주민들은 신 씨가 이 건물에 이전에 거주했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건물주 송모(64ㆍ여) 씨는 “5년전 이 건물에 위치한 고시원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며 “당시에도 2층에 난입해 문을 잠그고 지라시(괘서)를 거리에 뿌리는 등 논란이 됐던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또 “얼마전에는 튀김을 싸들고 와서 요양원 사회복지사들에게 전달했다”면서 “그때 사회복지사들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했다.

지라시 내용은 ‘사회를 변혁시켜야 한다’, ‘사회가 내 말을 들어줘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피해자와 전혀 면식이 없는 상황이고, 과거 고시원에서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던 전력이 있다”면서 “이 자리에서 그는 고위관료 정치인들과의 면담을 수차례 요구했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추가로 조사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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